-
-
그나저나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세요? -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상 수집 에세이
하람 지음 / 지콜론북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전작을 기억하고 있다. 차분한 느낌의 사진들과 함께 한 단정한 글들. 솔직하기 위해서 글을 써내려 간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꾸밈없이 단조로운 글이어서 기억이 난다. '지나간 날들에 안부를'이 여행 중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 그 곳에서 발견한 자신의 모습에 관한 일상 기록이라면 이번 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놓은 소품집 같은 소소한 기록의 산물이다. 에세이는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읽으면서도 다른 이의 일상을 통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주기 때문에 다른 책들을 읽는 사이 간간히 읽으면 생각이 정화됨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책들에게서 나에게서 변화시킬 부분을 찾는다고 하면 이 책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들여다볼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 시간들, 사람들, 그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니 그것들이 결국엔 나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단서들이고, 그것들을 다 모아놓은 것이 나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작가는 바쁜 도시 생활을 벗어나 여행을 하면서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풍경들을 찾기도 했다. 천천히 산책하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던 여행 중에는 유독 바닥을 찍은 사진들이 많았다고 하고, 어릴적처럼 귤을 즐겨먹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오랜 시간 좋아해오던 것들에 시큰둥해진 자신을 발견하곤 쓸쓸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어릴 적 친구와의 비밀 장소, 이십년을 살아온 동네에 관한 기억, 엄마와 텔레비전을 보며 나눈 이야기들. 이런 소소한 것들에 대한 기록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 저절로 그의 삶을 함께 한 느낌이 들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작지만 소중했던 기억들을 들춰보게 하는 것, 일상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그것이 에세이가 주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멈추어 섰을 때 보게 되는 것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멋진 시간을 선물받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