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문장들 - 불면의 시간, 불안한 상념으로부터 나를 지켜내기 위하여
한귀은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한귀은을 소개하는 글 첫 문장은 몇 번이나 '사는 대로 쓰고, 쓰는 대로 살고자 한다' 였다. 밤이라는 시간은 분명히 생각들이 고스란히 대화를 걸어오는 시간이다. 한낮의 따스함 속에서 가려져있던 어둡고 가려웠던 감정들이 하나둘씩 찾아와 말을 걸어와 상념들을 만들고, 그것이 불안이 되기도 하고, 구실이 되어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한 문장이 되어나오기도 한다. 몇 년을 두고 본 그녀의 문장은 30대와 40대의 그것이 다르다. 밤을 걷는 문장들에서 만난 문장들은 화려한 미사어구나 언어유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래전부터 써놓았던, 쓰고 있는 문장들이라고 소개했는데 아마도 그녀 혼자 보려고 써놓았던 건 아닐까 싶다. '혼자'만 볼 문장들이기에 읽기 쉽고 다시 봐도 무슨 뜻인지 한번에 알아볼 수 있다. 그가 몇 개의 카테고리로 글을 구분하고 있지만 그것이 한 가지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고독의 시간이 가져다주는 한 뼘의 성장. '아무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아 혼자였던 시간들. 자신을 감싸주고 있던 새침함. 나이들어 가는 것에 대한 편안한 시선들, 그녀의 책에서 긴장감이 많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고찰. 아이의 마지막 예쁜 눈물, 자존감과 불안감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풀어놓는다. 가끔 예능도 챙겨보는 모양이다. 행복과 만족, 자신을 가꾸는 것과 노화, 소소한 삶의 변화를 마주하면서 그녀가 느끼고 결론지은 것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특별하지 않아도, 또 변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현재의 누군가의 생각을 솔직하게 만난다는 건 분명 가슴 뛰는 일이다. 책 속에서 몇 문장 내 마음을 만났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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