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ㅣ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오스카 와일드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그레이가 일러스트와 함께 돌아왔다. '치명적으로 완벽하게 아름다움'을 만화로 표현한다면 단연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그레이의 초상이 그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것을 어떻게 치유하고 넘어서며 신경쓰지 않느냐에 따라 자존감과 존재가치를 결정지을 수 있을 정도로 콤플렉스는 큰 위험요소가 되기도 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어느 날, 화가가 그려준 초상화 때문에 그레이는 자신의 미모에 눈을 뜨게 된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헨리 경이 여기에 칼날같은 언어들을 마주 얹으며 자기예찬의 길을 열어준다. 너무나도 외로웠던 그레이는 안타깝게도 이 말을 믿어버리고 자신의 미모가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허황된 꿈을 가지게 된다. 심지어 소설 속에서 그 꿈은 현실이 되고야 만다.
자신은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초상화 속의 자신만이 늙어가고 추악해져가는 것이다. 이럴 수가,,,우월감이 콤플렉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아름다움과 추함, 현실과 환상, 예술과 현실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면서 이 소설은 소설이 가지는 장점을 몽땅 보여주게 되지만 독자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해지고 만다.
그레이는 외로웠다고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때 그 사람의 말을 들었더라면,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상태로 책을 읽어나가면서 안타까움은 배가되었다. 건강한 사람들이 결핍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안다면 그레이는 그러지 못한 불건강한 상태의 사람이었다. 오직 쾌락과 도취, 승리같은 즉각적인 즐거움에만 집착하고 다른 모든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환각 상태같은 상태가 지속된 것이다. 초상화는 세월은 물론이고 살아있을 때 그가 저지른 죄까지 모두 짊어지고 점점 추한 모습으로 변해만 갔던 것이다. 아쉬움이 많은 대목이다. 그가 변해가는 초상화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오를 찾을 수 있었더라면, 그 때라도 그만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 말이다.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대조적인 작품의 내용 덕분에 더 극적인 느낌이 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