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숨 쉴 틈 - 인생의 길을 잃은 여자, 인생의 끝에 선 노인을 만나다
박소연(하늘샘) 지음, 양수리 할아버지 그림 / 베프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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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읽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들로 읽혀지는 것 같다. 20대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해하지 못했을 내용들이 꽤 있다는 느낌이다. 책을 쓴 사람의 상황이 읽는 나와 비슷하다보니 언뜻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들에 대한 감상들도 비슷할진대, 그런데서 느껴지는 동질감 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나만을 위해서 살았던 20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30대,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다보니, 20대 때는 가장 중요했었던 감정의 문제들이 경외시되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의 숨 쉴 틈,, 이란 그런 감정의 찌꺼기들과 감성어린 문구들로 자신을 어루만질 수 있는 시간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나 자신조차 스스로 챙기지 못했다는 것에는 몸 뿐이 아니라 마음도 포함된다. 순간순간 신경쓰지 못했던 몸과 마음의 조각들이 서서히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는 때가 있다. 바로 그 때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어린시절이나 20대, 지금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에세이형식이나 노인과 나누는 대화의 형식을 띠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노인과의 대화로만 이루어져 있지도 일기처럼 써내려가고 있지도 않았다. 그저 갑자기 생각난 과거의 어느 한 때를 떠올리며 기억하기도 하고, 지금 현재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가끔은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기도 하고, 시처럼 짧게 글로 써 놓은 것을 찍어놓은 사진들도 보인다. 짧은 글들이 주는 감상이 때때로 생각할 틈, 숨 쉴 틈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아름답게 꾸미거나 문학적으로 훌륭한 대목은 찾지 못했지만, 그저 순간의 글들을 모아놓고 있는 그저 쉬어가는 수다방처럼 느낀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금 자신의 위치에 조금의 막막함과 두려움이 있다면 조금은 쉬어가면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고. 지금이 어디쯤인지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신호라는 뜻은 아닐까. 가끔씩 쉬어갈 수 있는 이러한 책들을 읽으면서 삶의 여유를 느끼면서 잊고 있었던 감정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새로운 다짐들도 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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