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 사람의 상처는 무엇으로 아물까 - 아동심리치료사가 사랑으로 전하는 우리 안의 회복력과 성장의 힘
스테이시 섀퍼 지음, 문가람 옮김 / 두시의나무 / 2026년 2월
평점 :
스테이시 섀퍼, 《어린 사람의 상처는 무엇으로 아물까》 | 두시의 나무 출판사 @dusi_namu
☕️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건
누군가를 “분석”하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아픔 앞에
조금 더 정확하고 다정하게 서기 위해
자신을 오래 들여다보는 일에 가깝다고 믿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꾸만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내 어린 시절의 마음을 다시 만나는 사람이 되었다.
어린 사람의 상처는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말해지지 못한 채
몸과 마음의 구석에 조용히 눌러앉아
한 사람의 관계와 감정,
자기 이해의 방식까지 바꾸어 놓는다.
이 책은 바로 그 조용한 상처를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섣불리 위로하지도 않은 채
끝까지 조심스럽게 바라봐 준다는 점에서 참 좋았다.
같은 상담심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나는 이 책을
아주 좋은 마음으로 읽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말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상처를 이해한다는 말이
얼마나 많은 경청과 배움을 필요로 하는지
이미 조금은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이유도
아주 개인적인 데서 출발했다.
내가 겪었던 정신적 어려움들을
내가 소중히 여기는 다른 사람들은
가능하면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이 내게는
꽤 오래된 기도처럼 남아 있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막연한 위로나 공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조금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고,
조금 더 제대로 안아주고 싶었고,
조금 더 제대로 지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심리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시작의 마음을 다시 떠올렸다.
결국 내가 공부를 이어가는 이유도,
이토록 오래 사람의 마음을 붙들고 있는 이유도,
누군가의 상처를 쉽게 말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아픈 사람이 자기 아픔을
자기 탓으로만 돌리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라는 것을.
《어린 사람의 상처는 무엇으로 아물까》는
상처를 가진 어린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니라,
한때 어린 사람이었던
모든 어른에게도 필요한 책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누군가의 곁을 지키고 싶은 사람,
사람의 마음을 공부하는 사람,
상처가 남기는 흔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문장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어떤 상처는
빠르게 낫지 않는다.
하지만
이해받은 경험,
안전하다고 느끼는 관계,
자신의 아픔을 비로소 언어로 만나는 순간이
조금씩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어쩌면 어린 사람의 상처는
정답으로 아물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진심과 이해,
그리고 오래 배우려는 마음으로
조금씩 덜 아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사람.
아픔 앞에서
쉽게 말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
이 책은
그 마음을 다시 붙잡게 해주었다.
🦋
내가 처음 마음의 어려움을 겪었을 때 도와주신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계신다. 그분은 지금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선생님 덕분에 처음엔 저주받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운명을 긍정적 방향으로 돌이켜서, 나도 선생님처럼 나같은 사람들을 도와주어야겠다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3월이 기일이시라 이때쯤 되면 나는 그를 애도하는 심정으로 몸을 앓곤 한다. 올해도 그 때가 되어 열병에 시달리고 있지만, 감사한 선생님을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제는 내가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었다고 자랑스레 말씀드리고 싶다.
RIP.
🌌 출판사에서 #도서제공 받아, @woojoos_story 우주님의 #우주서평단 자격으로 #우주클럽 #온라인독서모임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어린사람의상처는무엇으로아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