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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
김재철 지음 / 열아홉 / 2026년 2월
평점 :
백건우, 베토벤의 침묵을 듣다🎶 | 김재철 지음 | 열아홉 출판사 @19_publishing_official
☕️
어떤 예술은 감탄하게 하기보다 그 자리에 나를 머물게 한다.
그리고 내게 베토벤은 늘 그런 이름이었다.
클래식의 거장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는 사람.
아니, 어쩌면 그 세 손가락이라는 기준 자체를 만드는 사람.
나는 베토벤을 떠올릴 때마다
“위대한 작곡가”라는 말보다 먼저 한 인간의 기록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청력을 잃고도 세상을 원망하기보다 자신을 단련해간 사람.
그래서 그의 소나타가 단순한 연습곡이 아니라 인간 수업이라는 말이
이 책 안에서 유난히 깊게 남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백건우 선생님의 인간적인 면모가 정말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많이 아는 사람의 말이 아니라, 오래 사랑한 사람의 말 같아서.
정말 깊이 사랑한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쉽게 다 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확신은 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뜨겁지만 과장되지 않고, 깊지만 독자를 짓누르지 않는다.
이 책의 문장들이 딱 그랬다.
그래서 더 믿게 되었고, 그래서 더 오래 머물게 되었다.
특히 좋았던 건 이 책이 의외로 참 편안하다는 것이었다.
무거운 음악 해설서라기보다
프랑스와 영국을 함께 걷고, 열차 안에서 강가의 벤치에서 바스의 골목길과 카디프의 성벽 앞에서 베토벤을 이야기하는 여행의 기록처럼 읽힌다.
단순한 문화 탐방이나 음악적 휴식이 아니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와 함께한 ‘사유의 시간’이었다는 말이 정말 이 책을 잘 설명해준다고 느꼈다.
좋은 책은 정보를 많이 남기는 책이라기보다
생각이 오래 머물게 하는 책이라고 믿는데, 이 책이 그랬다.
백건우 선생님께 음악은 삶이고,
늘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구도자의 여정이었다.
그래서인지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라는 말도 전혀 과하지 않게 느껴졌다.
한 사람의 평생이 한 예술가를 향해 걸어온 길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끝에서조차 끝이라고 말하지 않고 다시 시작이라고 말하는 마음.
나는 그런 마음을 좋아한다.
정말 사랑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
그래서 이 책은
베토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없이 반갑고,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에게도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거장을 말하면서도 어렵지 않고,
음악을 말하면서도 삶을 놓치지 않고,
여행처럼 흘러가면서도
끝내 고독과 사랑, 존엄과 수행을 남기는 책.
무엇보다 베토벤을 더 사랑하게 만들고,
백건우라는 사람을 더 깊이 존경하게 만드는 책으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간절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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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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