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인문 기행 3 - 고전 들고 떠나는 그리스 문명과 사상 유랑기 ㅣ 그리스 인문 기행 3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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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3』은 저자의 안내에 따라 그리스 문명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인문 기행이다. 고대의 유적과 역사의 현장을 따라가며 저자가 겪은 이야기와 고전 속 서사를 함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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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자는 고대 그리스에서 세계의 중심이라 불린 델포이로 향한다. 여행자들은 그곳을 '알 수 없는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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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포이 신전 입구에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너 자신을 알라

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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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인류에게 던진 최초의 인문학적 조건이라는 이 문구가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가르침과 연결된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에 활동했던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거리에서 수만은 사람들에게 던졌던 질문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남아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 질문을 얼마나 진지하게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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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평생 많은 것을 알기 위해 애쓰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27~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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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에게는 한없이 무지하면서 관계에서는 상대방의 잘못은 곧잘 들춰내곤 한다. 이럴때는 어김없이 소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나곤 한다. 우리의 이러한 태도는 어쩌면 끊임없이 바깥을 향하고 있는 시선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판단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바라보라는 오래된 가르침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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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붓다가 마음챙김을 가르친 이유도 외부로 향한 우리의 시선을 나에게 돌리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시선을 자신의 마음으로 돌려 지금 내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바라보는 것. 거기서 작은 변화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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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기존 질서를 흔들었던 소크라테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소트라테스는 도시의 적도 아니었고 법을 부정하지 않았으며 신을 조롱하지도 않았다.

교리나 체계도 남기지 않았다.

오직

"당신이 옳다고 믿는 그것이 정말로 옳은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을 뿐이다.

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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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테네는 그의 질문을 감당하지 못했고 몇 가지 죄목을 만들어 그를 처형했다.

그의 무덤도 남기지 않았다. 한 사람의 질문이 기존의 질서와 믿음을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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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법정에서 이렇게 변론했다고 한다.

나에게 죄가 없다는 것은 나의 가난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1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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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가난을 미화하기 위한 변명이 아니었다. 오히려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삶의 태도를 끝까지 지켜왔다는 흔적이었다. 부와 명예보다도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그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은 채 죽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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