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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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이재이가 사랑하는 윤소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장흥 가지산 보림사로 떠난다. 별과 바다와 숲이 있는 곳, 그곳에서 건강한 식재료를 준비하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사랑이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그저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지켜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경쟁하듯 사랑을 이벤트로 확인하게 되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시대에 잊힌 인간 본연의 모습을 이재이를 통해 보여주려 하신 건 아닐까.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마음 앞에서는 그 말이 무색해진다. 어머니와 같은 위대한 사랑이다.



이재이와 윤소인은 시인의 숲 푯말이 있는 길을 산책하며 시비를 만난다.

어머니

(...)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

45p

마음이 여린 윤소이는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엉뚱하게도 나는 이 장면에서 며칠 전 보았던 동영상이 떠올랐다.

자식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고 아파트 복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 단것만 익혀 주어서 단 줄 모르는 자식'의 행동을 보았다. 사랑을 받기만 했기에 정작 사랑을 나누는 법은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쓴 것이 약이 될 수도 있고, 단것은 독이 될 수도 있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무엇이든 내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단것만 익혀 주면 단맛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자식으로 자랄 수 있다. 때로는 자식에게 쓴맛을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사랑일 수 있지 않을까. 사랑에도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는 것 같다.



다행히 이재이의 정성 어린 돌봄으로 윤소인은 마침내 완쾌 판정을 받는다. 이것 또한 사랑이 가진 위대한 힘일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윤소인은 좋아하던 그림을 그리다 병이 재발하고 만다. 폐에만 머물렀던 병은 주변 장기와 뇌까지 번졌고,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말한다. 이재이는 윤소인이 좋아하던 화가 고흐를 만나게 해주기 위해 마지막 여행지인 파리로 향한다.

『서리꽃』에서 말하는 사랑은 빠르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요즘의 사랑과는 조금 다른, 오래 곁을 지키고 함께 견디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에서는 해피엔딩을 기대했지만, 이야기는 결국 파도처럼 부서지는 슬픈 사랑으로 남았다. 책을 덮고 나니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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