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 건축가 황두진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적 삶
황두진 지음 / 해냄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황두진 지음/ 해냄출판사

책 제목을 보고 왜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대문 하면 조선 시대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중심지였고 동서남북으로 각각 흥인지문, 숭례문, 돈의문, 숙정문으로 이루어진 사대문 안을 떠올리면 이미 많은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연히 사대문안 인구도 30만 명이 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사대문 안의 인구는 1980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어 2024년 기준으로 10만 명 수준이라고 한다. 저자는 서울과 수도권이 팽창하면서 장거리 출퇴근의 문제, 그로 인한 발생 에너지 낭비와 환경오염, 그리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도시가 밤이면 텅 비어 버리는 현실에 주목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평소 한강이 흐르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도시인 서울을 좋아했다. 특히 낙산 성곽길을 걸을 때면 서울의 옛 모습을 다시 되살리려 했던 도시 복원 노력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작은 꿈 중 하나도 언젠가 사대문 안에서 살아보는 것이다. 오래된 골목과 궁궐,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높은 집값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진다. 사대문 안의 인구가 줄어든 이유 역시 이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도심 인구를 늘리자는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직주 근접'이다. 사람이 일하는 곳 가까이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도시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서울은 집은 외곽에, 직장은 도심에 몰려 있는 구조가 많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긴 시간을 이동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대문 안에 다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 저자는 이를 위해 새로운 건축을 제안한다. 대표적인 것이 '무지개떡 건축'과 '카멜레온 건축'이다.

무지개떡 건축은 층마다 서로 다른 도시 기능이 들어가는 복합 건축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아래층에는 상점과 사무실이, 위층에는 주거 공간이 함께 들어서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건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을 넘어, 도시 안에서 삶과 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드는 구조이기도 하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카멜레온 건축'이다. 이는 하나의 공간이 시간대에 따라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동적 기능주의 건축'을 의미한다. 같은 공간이라도 낮에는 업무 공간으로, 밤에는 생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책을 읽으며 도시란 단순히 많은 건물이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효율만을 위해 끝없이 바깥으로 확장된 도시가 아니라, 일하고 쉬고 살아가는 시간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도시.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는 '사람과 함께하는 도시'를 되찾기 위한 제안이 아닐까 싶다.




무지개떡 건축으로 구성된 가로변 상상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