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지키는 것이다 - 농부와 소설가가 심은 한 알의 진심
이동현.김탁환 지음 / 해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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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지키는 것이다/ 이동현, 김탁환 지음/ 해냄

건강하고 평화로운 지구를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미실란.

저자는 아픈 가족을 계기로 '사람을 살리는 음식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곡성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20여 년간 유기농 발아현미와 친환경 곡물 가공식품을 연구하고 만들어 왔다.

책의 구성

『모든 생명은 지키는 것이다』의 구성 또한 인상 깊다.

1월부터 12월까지 단순한 달이 아니라 절기의 흐름으로 풀어낸다.

소한과 대한으로 시작해 대설과 동지에 이르기까지, 각 장은 자연의 시간과 농사의 리듬을 따라 이어진다.

1월 소한과 대한은 한 해 농사의 기초가 조용히 다져지는 시간이고,

2월 입춘과 우수는 생명이 스스로의 길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3월 경칩과 춘분에서는 서두르지도 머뭇거리지도 말라는 자연의 속도를 배우게 되며,

4월 청명과 곡우는 생명을 땅에 뿌리내리는 시기이다.

5월 입하와 소만은 자연의 속도에 농부의 호흡을 맞추는 절기이다.

이후로도 계절은 쉼 없이 흐르며, 여름의 뜨거운 시간 속에서 견디는 법을, 가을에는 거두고 돌보는 시간을, 겨울에는 다시 준비하는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의 구성은 단순한 목차가 아니라, 자연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그루터기에서 어머니의 마음을 봤습니다

22p

그루터기란 단어를 좋아하지만 그 깊은 뜻은 알지 못했다. 벼농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알의 볍씨가 발아하여 땅에 정착하면 스무 개가 넘는 줄기를 키워내고, 그

줄기마다 많은 이삭을 맺는다. 그리고 수확이 끝난 뒤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자리를 지키는 것이 바로 벼 그루터기다.


 


눈과 비,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그루터기.

드러나지 않지만 끝까지 남아 다음 세대의 벼가 잘 자라도록 좋은 거름이 되는 존재.

저자는 그 모습에서 어머니의 마음을 보았다.

책을 읽으며 나는 곧바로 '미실란'을 검색해 보았다.

아름다울 미 美 열매 실 實 난초 란 蘭, 아름다운 사람들이 희망의 열매를 맺는 곳.

건강한 먹거리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 그 본질을 다시 고민하며 시작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깊은 신뢰가 느껴졌다.

미실란 쇼핑몰에서 우선 가족이 먹을 발아현미를 주문했다. 주문한 순간부터 건강해지는듯한 기분이 들었고, 이런 먹거리를 만들어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특히 '밥 카페 반하다'라는 공간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때,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마음속에 저장해두었다.

이렇게 가보고 싶은 공간이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농업과 점점 멀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와 함께,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어머니의 마음 또한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점점 더 치열한 경쟁 속에 놓여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먹거리는 간편식으로 바뀌고, 몸은 점점 편리함만을 찾으며 움직이기를 멈춘다.

겉으로 발전하고 성공한 삶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인스턴트식품에 익숙해진 일상 속에서 우리의 건강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편리함이 주는 달콤함에 물들어 어느새 자연과 멀어지고, 그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고마움조차 잊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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