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숨쉬는 생명력이 넘치는 곳, 아프리카

아프리카 야생중독
이종렬 지음 / 글로연 / 2010년 6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렝게티 무상출입촬영권을 따낸 작가의 치밀한 관찰과 사진을 통해 그 현장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세렝게티 초원위의 야생동물들을 담은 1장과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을 담은 2장으로 나뉘며,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야생의 모습을 많은 양의 사진과 함께 읽고 느낄 수 있다. 

  1장에서는 절대 잃어서는 안 될 지구상의 소중한 공간, 세렝게티와 그 위를 뛰어다니는 야생동물들의 생활사를 귀한 사진들로 감상할 수 있다. 광활한 자연의 모태인 아프리카의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비록 사진을 통해 서지만 눈으로 보며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동물의 왕인 사자부터 밀림의 최약자 톰슨가젤, 몽구스까지 나름대로 새끼를 기르고, 생을 이어나가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산다. 그 삶의 방식이 때로는 잔인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들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수천년을 이어온 야생의 질서와 법칙을 따르며 살아가고 있다. 책 속에는 동물원의 구경거리가 아닌 야생에서 저마다의 특성을 갖고 본성대로 살아가는 각종 동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이 있다. 드넓은 하늘과 들판 사이의 치타가족, 육식동물들의 생생한 사냥의 현장포착, 어떻게 올라갔을지 궁금해지는 높은 나무위의 표범, 세렝게티의 장엄한 석양 등등 사진들만으로도 벅찬 감동과 재미를 준다. 

  2장에서는 아프리카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우리가 보기에는 한없이 가난하고 불쌍한 아프리카인들, 그러나 그것은 문명의 눈으로 보는 우리들의 좁은 시야일 뿐이다.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부족 마사이족은 정치, 사회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에 쫓기며 살지도 않는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부족이 정한 규칙에 따르며 자연과 소통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제는 점점 문명화 되고 있고, 바깥세상에 눈을 떠가고 있어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문명 속에 부요하게 사는 현대인들은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다한다. 그러나 수천년을 이어온 아프리카인들의 삶을 바라보는 넓고, 깊은 통찰. 그리고 강인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은 아프리카의 희망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야생에서는 모두의 역할이 확연히 구분되고, 각자의 위치에서 평온하지만 치열한 삶을 산다. 식물을 먹고사는 초식동물, 그런 초식동물을 노리는 육식동물, 그리고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개체수를 결정하는 잡식동물. 이렇듯 세렝게티는 생존의 경쟁 속에 깨지지 않는 질서가 있다. 그저 넓기만 한 곳이 아니라 숨쉬고, 움직이는 생명력으로 가득한 곳이다. 나는 아마도 이 책을 마음이 답답할 때, 시원하고 청량한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자주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장자에게 배우는 행복한 인생의 조건

행복한 인생의 조건 - 장자에게 배우는 ㅣ CEO가 읽는 클래식 1
이인호 지음 / 새빛 / 2010년 5월

  흔히 공자나 노자 같은 옛 성현의 철학이나 사상은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쉽게 읽으려 하지 못한다. 이 책은 중국의 도가사상의 정수인 장자의 사상을 오늘날의 독자들이 흥미를 느끼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았다. 또한 동양철학이 낯설거나 부담스러운 젊은 세대들이 읽기에도 부담 없도록 현재의 이슈화되는 사건이나 에피소드들을 예로 들어 놓았다. 

  도가사상의 핵심은 탐욕을 버리고, 자연의 순리를 받아들이는 삶이 아닐까싶다. 그런 핵심적인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과 다양한 이야기들로 전하고 있다. 특히 장자는 큰 울타리보다는 개개인의 행복과 만족에 집중했다.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삶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제자들과 먼 훗날 독자들에게 그 해답을 제시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복잡하고 다양한 문명화된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무소유의 자연의 삶은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취지는 좋지만 지금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시대는 달라졌어도 인간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즉 돈이나 명예, 또는 허황된 욕망을 비우고, 진정 마음의 자유를 누릴 때 진짜 행복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변하지 않는 진리를 현대의 독자들의 상황에 대입하여 공감할 수 있게 풀어놓아서 장자와 도가사상을 더욱 친숙하게 만나볼 수 있다. 

  광활한 자연에서 인간의 위치는 매우 작다. 그러나 인간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탐욕만 부리다가 참된 삶을 살지 못한다. 장자는 그런 욕망에서 초연해지고 인간이 거대한 자연의 일부일 뿐임을 깨닫기를 권한다. 자연 속에서 겸허한 인간의 삶, 그것이 중요한 행복한 인생의 조건이 아닐까.

맨발의꿈 맨발의 여행자

맨발의 꿈 맨발의 여행자 - 낯선 이름의 여행지 동티모르의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달콤한 이야기
박성원 지음, 정일호 사진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인도네시아 구석에 자리 잡은 작은 나라 동티모르. 동티모르라면 내전을 겪은 가난한 나라라는 것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조금은 낯설다. 동티모르는 여행지로 유명한 곳도 아니고, 두드러진 특징도 없다. 적당한 사전지식도 없이 이 책을 통해 동티모르 도심 한가운데로 떠나본다. 

  2002년 독립 후 동티모르의 조용한 하루하루를 조금씩 단편적으로 사진과 함께 담아놓았다. 초반에 작가는 ‘딜리’라는 도시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글과 사진을 전한다. 광활한 풍경이나 특이한 생활상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없지만 오히려 동티모르에 그 어떠한 편견 없이 투명하고 담백하게 바라보려하는 작가의 시선이 맘에 든다. 그리고 작가는 중반을 지나면서 말이 통하지 않는 특이한 가이드와 함께 딜리를 벗어나 동티모르 지방 이곳저곳을 다닌다. 포르투갈의 식민지배, 인도네시아의 침공, 내전 등등 아픈 과거사로 얼룩진 동티모르지만 현재 동티모르의 도심 속 일상은 평온하기만 하다. 사진속의 가난하고 배고픈 동티모르인들의 눈빛은 오히려 잔잔하고, 고요해 보인다. 책속의 글들은 여행 중 끄적거린 메모처럼 짤막하다. 하지만 그 짤막한 글들은 여행지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려는 여행에세이들보다 오히려 마음에 와 닿는다. 글과 사진으로만 읽는 독자들은 그곳의 느낌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건조한 듯 침착한 이 책은 그곳의 표정을 잘 담아내었다.  

  동티모르의 사람들, 그리고 생활풍경은 그곳이 과거사로 얼룩진 나라, 가난하고 도와주어야 하는 나라가 아닌 그저 사람 사는 곳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나라, 어떤 사람들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고 판단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강요되고 학습된 우리들의 행복, 욕망인지 행복인지 구분도 희미한 그 경계에서 우리는 내려놓지도, 더 갖지도 못하고 하루하루를 산다. 그래서일까. 동티모르인들의 꾸밈없고 소박한 삶이 가진 것 없어도 불행해 보이지 않는다. 천성이 낙천적인 동티모르 사람들은 과거의 아픔도 일상의 가난도 모두 내려놓고 오늘을 감사하며 행복을 가질 줄 아는 사람들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동티모르뿐만 아니라 내안의 나를 만나게 된 것 같다.

물음쟁이 생각쟁이 논리쟁이 8

물음쟁이 생각쟁이 논리쟁이 8 - 건강한 몸.올바른 음식
박원석 지음 / 소금나무 / 2009년 12월

  이 책의 마지막 시리즈 <건강한 몸 올바른 음식>은 아이들과 엄마의 끝없는 전쟁인 편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성장기인 어린이들에게 먹거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불량 먹거리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불량 먹거리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아이들에게 어떤 올바른 음식을 먹어야하고, 평소 식습관을 어떻게 가져야할지를 알려준다. 올바른 음식은 건강한 몸을 만들고, 건강한 몸은 건강한 정신의 근거가 되기에 아이들에게 식습관에 관한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알고 이해해도 실천하기가 가장 어려운 게 식습관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소소한 올바른 식습관과 음식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 놓았다. 사소하지만 꼭 알고 기억해야할 부분을 물음으로 시작해 스스로 깨닫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아이들에게 음식은 성격과 집중력 등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불량식품은 아이들의 바른 인성발달을 방해하고, 건강을 해친다. 음식과 식습관이 어린이들의 인성발달과 자기통제 훈련에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어떤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더 나아가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전체적으로 8권의 시리즈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이야기보다는 구체적이고, 작지만 중요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어 참 좋았다.
  우리의 아이들이 모든 체험에 대해 물음쟁이, 생각쟁이, 논리쟁이가 되어 올바른 판단으로 조금씩 접근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왜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스스로 사고하는 어린이로 성장해주길 기대해본다.

물음쟁이 생각쟁이 논리쟁이 7

물음쟁이 생각쟁이 논리쟁이 7 - 착한 마음.바른 생각
박원석 지음 / 소금나무 / 2009년 12월

  아이들의 인성발달에 중요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는 <착한마음 바른생각>의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 7권이다. 7권에서는 더 다양하고 친숙한 우리의 전래동화를 만나볼 수 있다. 단순하게 이야기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콩쥐는 왜 왕자님과 결혼하게 됐을까요?, 토끼는 왜 거북에게 졌을까요?’ 식으로 물음형식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궁금증을 유발하여 그 해답을 읽으며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그 궁금증을 본문의 이야기를 통해 얻게 한 후 단원의 마지막에 정리하여 사고할 수 있게 했다. 그 마지막 정리에서는 한번쯤 되새겨 봐야할 수준의 질문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는 요즘 아이들은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분노와 반항으로 문제가 되는 뉴스들을 매체를 통해 일상적으로 접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현대에는 어려서부터의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전래동화는 권선징악의 형식이 뚜렷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해하기도 쉽고, 흥미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도 많아서 집중력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존의 전래동화는 그 내용이 논리적이지 못하거나, 아이들의 수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을 더욱 보완하고, 새롭게 구성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충동적이고 자기통제가 되지 못하는 아이들을 인격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에 그 훈련을 통해 올바로 클 수 있도록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