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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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영, 유명한 작가의 신간이다. 기대감은 충분했다. 끝없는 광야를 헤메는 듯한 시간 속에 서있는 모든 이들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건네는 듯한 한마디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 우리는 매번 삶을 새로이 살아낼 수 없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죽음마저도 처음이다. 나는 윤회 사상과 사후세계를 믿지만 어쨌든 죽음이 다가온다는 사실은 처음 느끼는 어떠한 것이다. 작가님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어떻게 살고 싶어?


🔖 “나는 좀 고요하고 싶어.”

이 질문과 대답은 화두처럼 내게 남았다. 내게 있어서 혼자란 것이 자유라고 서서히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고통과 외로움 혹은 결핍 대신._26p


🐧 안온한 삶을 꿈꾸며 써내려간 글과 직접 찍은 사진에는 작가님의 내면이 온전히 담겨 있다. 문득 참으로 섬세한 사람임을 느낀다. 생생한 밤하늘의 별, 내 성을 물려받은 강아지 공동백, 유다 광야의 황량함. 찰나의 순간 한번에 내 삶이 또 하나 새겨지는 일들. 사진에는 찍은 사람이 살아온 궤적, 작가님의 삶이 보였다. 지리산에서의 삶은 예루살렘 여행기로 이어지고, 드넓은 광야에 섰을 때 무엇을 마주할 것인가.


🔖 끝도 없는 광야. 풀 한 포기 나지 않고 물 한 방울 없는 광야. 유백색의 메마른 광야는 나를 매혹했다. 이곳에 머무르며 어둠까지 내린다면 그때는 신과 내가 대면하는 그런 순간이 오는 것은 아닐까._154p


🐧 삶의 어딘가에서 헤메고 있는 이들, 그저 마음이 공허할 때 누군가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다시 공허함을 느낀다는 것, 그러면서 누군가의 존재를 어렴풋이 느끼며 마음 한구석이 채워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 안에 떠오른 질문을 책을 읽으며 채워갈 수 있었다.


🔖 죽음을 거쳐온 사람들, 사랑에 상처 입은 사람들, 주린 이들과 배고픈 이들, 그리고 샘물을 갈망하는 사람들, 밤새 광야를 헤맨 사람들에게 내 책을 전하고 싶다. 그들은, 아니 어쩌면 그들만이 이 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의 벗이다._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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