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4의 시대
바이런 리스 지음, 이영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평점 :
2050년 슈퍼지능사회,
인류 대혁명의 네 번째 전환기가 오고있다!
책 제목만 봤을때 나는 제4의 시대의 모습에 대해서 설명한 책일거라고 지레 짐작했다
물론 그 모습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가깝고도 먼 미래에 대한 얘기라
제4의 시대를 맞이하기에 앞서 우리가 ‘하고 있는’ 그리고 ‘해야 하는’ 중’요한 논의’들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래서 읽는 내내 학창시절 논술 공부를 하던 때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인류의 1,2,3차 혁명이 불, 농업과 도시, 글과 바퀴 로 시작되었다면,
제4의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기술은 “로봇과 AI공학 (이책에서는 내로우 AI와 구별을 위해 AGI라고 부름)”이다.
이에 앞서 필수적인 논의가 아래 세가지로 정리되었다
1.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 일원론, 이원론; 두가지의 견해로 나뉘는 이 질문은 인공지능이 진정 ‘의식’을 갖출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2. 우리는 무엇인가?
- 기계, 동물, 인간 ; 이렇게 세가지 견해로 나뉘는 이 질문은 인간에 대한 정의를 고민하게 한다. 이는 차후 인공지능과 인간을 어떻게 구별 지을 것인가와 관련한 문제이다.
3. 당신의 ‘자아’는 무엇인가?
- 두뇌의 트릭, 창발적 정신, 영혼 ; 이렇게 세가지 견해로 나뉘는 이 질문은 인공지능에게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와 관련되었다.
그리고 필수적인 세가지 논의는 이 책의 모든 내용(AGI의 개발가능여부, 개발방향 등)과 관련지어 계속해서 재등장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항상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도울 것인가, 위협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이다.
여러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공포, 인류를 물리치고 새로운 지구의 최강자로 서는 쿠데타를 일으킬 것이라는 공포가 지배적인 거 같다. 2000년대 초에 개봉한 ‘아이로봇’과 같은 영화만 보아도 이런 공포심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근데 이렇게 공포스러운 인공지능이라면 우리는 과연 왜 개발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남는다.
제 1~3의 시대에서도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이런식의 공포를 느껴왔던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까운 현대로만 보더라도 기계로 인한 인간소외현상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있어왔다. 물론 전환기가 일어나는 시점 자체에서는 심각한 실업문제와 사회적불평등문제 등이 있어온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인류는 분명 진보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보다 더욱 전문화된 시스템 속에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진보가 꾸준히 이어질거라는 믿음으로,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 빈곤, 질병, 전쟁 그리고 새롭게 번영할 미래; 무료 청정에너지, 여가, 노화의 종말 등을 꿈꾸며 지속적인 개발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제4의시대’ 이책에서는 AGI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으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일단 우리가 꿈꾸는 그런 완벽한 ‘휴머노이드’를 만들 수 있을지 자체에 대한 고민부터 개발이 되면 우리가 해야할 수많은 철학적 고민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육 체계는 문과와 이과를 너무 구별지어 놓았는데, 이런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는 그런 구별이 없어져야 이 모든 심도있는 고민을 다같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사견도 좀 들었다. 이런 무궁무진한 논의와 고민을 담은 내용을 다 깊이있게 리뷰로 남기기는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좀 발췌해보고 싶다.
우선 문명에 대한 정의;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우리의 종의 특색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건 문명 뿐인듯 하다. 그 문명은 시대가 흐를 수록 다른 모습을 보이고 다른 가치관을 주겠지만 공통적인 특성은 ‘두려움이 극복되는 곳에서 호기심과 건설적인 생각이 자유를 갖고, 인간은 자연스런 충동에 의해서 삶을 이해하고 가꾸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 이게 우리가 인공지능을 꾸준히 개발해나가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느꼈다. 두려움이 극복되고, 오직 인간적인 호기심과 충동으로 새로운 세계를 또 꾸역꾸역 꾸려나가는 것이다.
근데 이 AGI(휴머노이드)는 개발이 정말 가능하긴 한것인가. 우리는 우리 두뇌에 대해서도 아직 아는 것이 너무나도 턱도없이 부족한데, 그런 우리 두뇌를 옮겨놓는 슈퍼인공지능은 대체 어떤 수로 만든다는 것일까. 이게 아직 개발이 한참 남은 숙제라는 것이 좀 놀라웠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장기를 지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크나큰 충격을 느꼈고, 곧 다가올 세계에 우리를 정복(?)하는 로봇의 모습을 상상해왔건만, 아직은 한참 남은 숙제라니. 아니 이게 가능한지조차 가늠을 못할 수준이라는 게 나라는 경제학도으로서는 좀 충격이었다..ㅎ.. (나의 무지였을지도)
동양 사상은 서양 사상에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의 존엄에 대한 깊이있는 고민이 있어왔던 것 같다. 이런 짤막한 이야기만 보아도, 인간의 의식은 얼마나 ‘이해’되기 힘든 것인지, 이것을 로봇에게 모방하라고 하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 문제일지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케인즈의 주15시간 근무제에 대한 논의였다. 실제로 우리회사는 코로나로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 무급 주4일제라는 제도를 도입해서 20년초부터 아직까지 시행중이다. 참 애매한게 뭐냐면 일의 양이 줄지는 않았다. (사실 좀 는거 같기도 하다.. 우리팀의 경우...) 코로나 영향 분석을 매주 계속해서 시키고 있지만, 일을 하는 시간은 줄어들어 더욱 집중해서 업무를 보고 있다. 근데 신기한게 회사에 아직 ‘별탈’이 나진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우리는 업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는데 우리의 물질에 대한 욕심 탓,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이 현상을 유지하고 싶은 탓에 여가를 누릴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건 경제학 전공자로서, 원래 나는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경제를 신봉하는 쪽이었지만 케인즈의 견해에 대한 직접 경험을 하며 새로운 고민을 주는 포인트였어서 인상적이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우리는 정말 주15시간 근무를 하고 살아볼 수 있는거 아닐까 하는 기대와 함께 그럼 나머지 시간에는 뭐하지...하는 또 지극히 불쌍한(?) 노동자로서의 고민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도 참 재밌다.
없는 이상의 세계 유토피아를 그만 꿈꾸고, 실재할 수 있는 좋은 미래를 꿈꾸고 싶다는 작가의 마지막 한마디가 참 와닿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실재는 없을 거 같고, 또 새로운 제5의시대, 제6의시대를 만들어가는 인간의 역사이자 미래가 왜 느껴지는지 모를일이다..ㅎ....
이만 나의 제4의 시대에 대한 짤막한 리뷰는 끝...!
나는 ‘실재의 장소’를 이미하는 ‘베루토피아’라는 단어를 제안한다.
베루토피아는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하는 곳이다.
- 바이런 리스 -
* 본 글은 도서협찬으로 독서 후 자유롭게 남긴 후기입니다 *
#제4의시대 #쌤앤파커스 #바이런리스 #이영래 #리뷰 #책추천 #책 #도서 #도서추천 #도서리뷰 #독서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