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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트렌드 코드 - 90년생의 뇌구조.문화.트렌드
고광열 지음 / 밀리언서재 / 2021년 3월
평점 :
처음 이 책 제목을 보고는 MZ라는 새로운 세대가 또 생긴 줄 알고 내가 너무 뒤쳐지고 있구나 싶었다.
근데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90년대생을 묶어서 말하려다보니 M세대와 Z세대를 단순히 묶어놓은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건 나는 91년생을 완전 90년대 초반 세대이고, 내 막둥이 동생은 99년생으로 완전 90년대 후반 세대여서였다. 이 책에서도 굳이 90년대생을 다 묶어서 보기보단 초반과 후반 세대를 나눠서 설명하려는 노력을 많이 볼 수 있었고, 개인적인 경험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꽤나 많아서 어느정도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좋았다 ㅎㅎ
더군다나, 위 부분처럼 86세대에 해당하는 부모를 둔 90년대생으로서 상극의 삶을 살아온 우리네 삶을 잘 표현해주고 있어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딱 우리 부모님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하고, 노력을 통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믿고 계신다. 이런 미래 가치를 중요시하는 교육을 우리에게 해오셨고, 그래서 나와 동생은 더욱 혼란스러워했던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이 YOLO라이프를 외칠 때 부모님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숙명이었을지 모르겠다.
슬프게도 위와 같은 상황으로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친구도 더러 있는 탓에 웃프기만한 우리 90년대생들의 고충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어서 한편으로 사이다 한잔 원샷한 속시원한 기분도 들었다. 여러 감정이 들게 하는 부분이라서 딱 요사진을 인스타 스토리에 하루 올렸는데, 많은 친구들이 내 얘기냐며 답글을 주는데 뭔가 씁쓸했다.
90년생의 대표적인 특징과 함께 우리의 뇌구조를 파고든 파트 1과 2의 내용은 공감을 사는 부분이 다소 많았다. 그리고 저자가 각 내용에 대해서 모든 90년대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특정 몇 사람에게 한정된 내용일 수 있다는 점도 계속 강조해주는 것이 좋았다. 이런 특징들이 있는 몇몇의 친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은 그런 90년대생만의 특징이 꽤나 많기 때문에..ㅎ
개인적으로 나는 B급유머코드는 별로 즐기질 않는데, 뭐가 웃긴지 그런 짤을 보고 서로 주고 받는 친구들을 보면 그냥 책이라도 한자 더 봐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꽤나 많다. 그리고 신조어를 잘 따라잡지 못해서 친구들이 하는 대화에서도 모르는 단어들은 네이버의 도움이나 99년생 친동생의 도움을 자주 받는 편이다. 또 챌린지하는 모습을 즐겨보긴 하지만 직접 참여하는 경우는 극히 드믈고, 살롱 문화는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한 내용이기도 하다.
근데 뇌구조 부분은 거~~~의 내 얘기를 하나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다만 아직 86세대의 부모님께서 평생 주신 가르침때문인지, 노력해도 안되는 건 안된다는 마음보다는 노력을 해봐야지! 하는 마음이 아직 더 강하게 남아있고, 남녀는 이미 평등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항상 좀 찝찝하고, 국민연금 제도에 반감이 없진 않지만 한편으론 그런 사회적인 시스템은 언제까지나 존재하긴 해야된다고 믿기도 하는 애매한 보수적인 90년생이다.
이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파트 3~5에서는 그래서 이런 90년생과 일을 하려면, 그리고 그들에게 소비를 조장하려면 어떤 특징에 집중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펼쳐진다.
그중에서 나의 관심을 제일 끌은 것은 “밀레니얼 맘과 대디를 공략하라”는 부분이었는데,
이제 19일 뒤면 나도 리얼 마미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되고 싶은 “밥잘사주는 예쁜 엄마”들의 특징을 설명하는데,
뭔가 딱 내가 그렇게 될 거 같은 예감이 지인하게 들었다.
다수의 90년생 부모는 맞벌이 부부인 점에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밀레니얼 맘에게는 이전 기성 세대 맘들과는 다른 욕구가 분명 존재할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 무한의 것을 해주고 싶지만, 놓칠 수 없는 자기 시간 확보를 위한 그런 욕구랄까? 그리고 정보가 무한한 요즘 밀레니얼 맘들은 뭘 숨길 수 없으리라...! 다 밝혀내고 말테니..
그래서 정말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로 승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책이 하고 싶은 얘기는 이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이 10계명으로 요약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어느정도 90년대생들 전반에 걸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다만 이 책을 내가 읽으면서 나에겐 이게 무슨 의미를 주는 것일까 생각을 해보게 했는데,
나도 모르는 내가 내안에 너무 많기 때문에(ㅋㅎㅋㅎㅋㅎㅋㅎ) 읽으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기도 했고,
재미난 건 뭔가 내 남편과 동생을 좀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성세대의 비판을 받아오던 우리 세대의 특징들이 꼭 비판받음직스러운 게 아니라,
그것이 우리 MZ세대 다운 것이었구나 싶어서 좀 안도의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단지 이 책을 기성세대가 접하면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이렇게 받아들여줄지,
아니면 또 아재나 꼰대스러운 한 소리를 늘어놓을지가 좀 궁금하더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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