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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수상 대상작 ㅣ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평점 :
새벽 공기 같이 선선하고도 고요한 책입니다.
각기 다른 갈림길에 사는 두 친구는 그 길만큼이나 서로 다릅니다.
어쩌면 다르기보단 서로를 잘 모른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네요.
마치 아직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처럼 말이죠.
유나의 삶을 모르는 아연이는
새끼를 밴 토끼를 물웅덩이에 빠트려 죽인 유나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꺼림칙합니다.
아빠랑 있을 때 방문을 잠그지 않냐는 질문도
왠지 모르게 서늘하고, 아리송할 뿐이죠.
이 의문들은 깊은 저수지처럼 고요하던 둘의 관계에
물수제비같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킵니다.
돌멩이가 던져진 순간은 사방으로 물이 튀고 혼란스럽겠지만
그로 인해 생긴 물결은 점차 퍼져 어느 순간 끝에 다다르는 것처럼
두 친구는 서로의 갈림길 끝에 다다를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까요.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달려와.
우리 집은 담도 없어'라는 담담한 말처럼
고요한 방식으로 보내는 열렬한 응원과 든든한 지지에
힘이 듬뿍 솟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