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책 (오리지널) 해결책
제임스 블런트 지음 / 쿵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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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일이 명쾌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제 아무리 노력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머릿속이 생각으로 꽉 차서 나 스스로도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을 때도 있다. 그렇게 답답할 때 누군가가 나서서 '이렇게 하세요!'라고 딱 정해주면 얼마나 속이 시원할까. 마치 사주나 타로처럼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딱 알려주면 좋으련만.

내 마음속 질문의 정확한 답을 줄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명쾌한 답변을 주는 책은 있다. 바로, 제임스 블런트의 해결책이다. 처음 책을 집으면 약간 의아해진다. 책의 앞표지와 뒷표지가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책등을 보아도 앞, 뒤를 구분할 수 있는 글자나 표시가 없고 고풍스러운 열쇠문양이 트럼프 카드의 숫자처럼 찍혀있다. 이 책의 앞, 뒤라고 구분해주는 장치는 '해결책'의 사용법이 적힌 띠지 뿐이다! 책을 읽는데 사용법이 필요하다니! 책의 첫인상부터 흥미로웠다.

1. 책을 앞에 두고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인다.

2. 느껴지는 감정을 하나의 질문으로 정리하고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친다.

3. 책을 소리 내어 읽고감각적으로 전해지는 느낌을

가슴에 전달한다.

아마 눈치챘겠지만 이 책은 우리가 아는 책과는 다르다. 읽는 책이라기 보다는 보는 책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마치 타로카드로 점을 칠 때 마음이 닿는 카드를 선택하듯이 마음이 닿는 장을 펼쳐서 해결책을 찾아본다. 정말 별 거 아닐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도,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해결책은 그것이 어떤 질문이든 한 문장만으로 대답해준다. 해결책에 담긴 글귀들은 위로와 공감을 주기도 하고, 부드러운 어조이지만 따끔한 조언을 주기도 한다.

 

내가 찾은 해결책

해결책이 내게 전해주는 말들은 내가 던진 질문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다. 내가 던진 질문과 해결책이 내게 준 해결책을 조합해보면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 해결책을 저자가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해결책이 제시하는 사용법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간단한 글을 써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어떤 질문을 던졌고, 해결책은 어떤 대답을 내놓았는지. 이 대답이 내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고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간단하게라도 적어보면 내게 무엇이 문제인지, 혹은 나는 이 문제에 대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명확해진다. 크게 대단한 분석이나 해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내가 던진 질문에 알맞게 이 해결책을 소화하는 과정을 일기나 낙서를 하듯이 간소하게 적어보는 것이다.

A. 타인의 견해는 가벼운 조언으로 여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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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나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무엇이 나다운, 나를 위한 삶일까?

보통 나의 삶을 살기 위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고들 조언해주고는 한다. 그렇지만 남의 시선 즉, 남이 보는 나도 어느 정도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나를 나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나의 모든 면모를 완벽하게 깨닫기 어렵다. 남의 시선 혹은 남의 조언이 간혹 나도 몰랐던 (그것이 단점이든 장점이든) 나를 일깨워준다. 그렇다고 해서 남의 시선을 너무 신경써도 안된다. 그런 점에서 '타인의 견해를 가벼운 조언' 정도로 받아들이라는 이 해결책이 사뭇 와닿는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적당히 걸러가며 받아들여야 한다. 남들이 '보기에'만 훌륭하고 실질적인 알맹이는 없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나는 이런 식으로 내 생각을 정리해서 인스타그램에 그 날의 해결책 사진과 함께 올려보았다. 5분도 걸리지 않는 이 정리 덕분에 나를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내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 문제에서 벗어나는데 이런 정리가 꽤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차곡차곡 모아보면 해결책을 바탕으로 한 내 마음, 내 생각 사전이 될 수 있다. 평소 일기에 무엇을 써야할 지 몰라 곧잘 포기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해결책을 활용해 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책을 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해결책이 당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하더라도 당장 복잡한 당신의 마음을 읽는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결책속 한 문장이 당신에게 하나의 느낌과 울림이 되어 당신의 문제를 풀어주는 열쇠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을 봄을 맞아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새로운 시작으로 조우한 새로운 일들을 해나가며 헷갈리고 복잡스러울 때, 이 책으로 자기 스스로를 알아가며 어느 정도 균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타인의 견해는 가벼운 조언으로 여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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