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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리뉴얼판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평점 :
우리 인생에서 글쓰기는 떼어놓을 수 없는 행위이다. 우리는 자라면서 필기를 한다거나 일기 쓰기로 시작하는 다양한 과제를 하면서 글쓰기를 익혀왔다. 글쓰기는 어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회사에서 기획서나 보고서를 작성한다던가 이렇게 SNS나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항상 글을 쓴다.
우리는 이렇게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늘 글을 쓰려고 하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당장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글을 쓰는 것에 영 자신이 없다. 우리는 왜 줄곧 글을 써왔으면서 글쓰기를 어려워할까? 아마 글을 '잘' 쓰는 것에 자신이 없다고 생각해서가 아닌가 싶다. 이런 나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생겼다. 바로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이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스티븐 킹의 이름을 모르기는 어렵다. 최근 개봉한 공포영화 <그것>을 비롯하여 <샤이닝>, <미저리> 와 같은 정말 유명한 영화들이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들은 단지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로도 제작되고 있다. 1974년 장편소설인 《캐리》로 데뷔한 이후 50여 편의 소설을 줄기차게 내온 작가인 스티븐 킹은 누가 뭐래도 정말 '잘 팔리는' 글을 쓰는 작가이다. 과연 그는 어떻게 글을 쓰길래 전세계 사람들을 매혹하는 소설들을 이렇게 세상에 많이 내놓을 수 있었을까? 스티븐 킹은 자신의 글쓰기 비법을 《유혹하는 글쓰기》를 통해 풀어놓는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세 개의 <머리말>과 <이력서>, <글쓰기란 무엇인가>, <연장통>, <창작론>, <인생론>, <그리고 한 걸음 더>, <그리고 두 걸음 더>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차례를 보면 책의 제목인 '유혹하는 글쓰기'와는 다르게 생뚱맞은 내용이 있는 것 같아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스티븐 킹은 <이력서>를 통해 자신이 글을 쓰게 된 배경과 글을 써온 배경을 설명한다. 그의 이력서를 읽다보면 스티븐 킹이 얼마나 오랫동안 글을 써왔는지, 얼마나 간절히 글을 써왔는지,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써왔는지 알 수 있다. 즉, 우리는 <이력서>를 읽으며 스티븐 킹이 글을 쓰는 것을 어떻게 익혀왔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글을 쓰는 것은 밥을 먹는 것이나 다름 없는 행위였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글을 써왔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고 나는 믿는다.
-《유혹하는 글쓰기》중”
많은 독자들이 기대했을 글쓰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글쓰기란 무엇인가>, <연장통>, <창작론>이다. 이 세 가지 챕터 중에서도 <연장통>이 평범한 독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될 파트이다.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쓸 것, '수동태는 한사코 피할 것', '부사는 여러분의 친구가 아니다' 와 같은 그의 조언은 사실 완전히 처음듣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스티븐 킹은 그 어떤 글쓰기 책보다도 통렬하게(부사 써서 죄송합니다 스티븐 킹 선생님) 자신의 '연장통' 즉, 글쓰기의 기본인 어휘와 문법, 문단을 잘 손질해 둘 것을 이야기 한다. 이처럼 그 누구보다도 위트있지만 시니컬한 말투로 친절하게 글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스티븐 킹은 글쓰기의 기본을 '많이 읽고 많이 쓰기'라고 말한다. 많이 읽고 많이 본 만큼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말한 바를 증명하듯이 스티븐 킹은 창작론에서 굉장히 많은 작가와 그들의 책을 활용해 나쁜 예와 좋은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이처럼 풍부한 예시도《유혹하는 글쓰기》의 매력이다. 단순히 말로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히 말한 글쓰기 규칙의 사례를 풍부하게 활용하여 설명해주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를 이해하기 좀 더 쉬워진다.
<인생론>은 후기를 대신하여 들어간 장이다. <인생론>은 그가 이 책을 쓰는 와중에 당한 사고와 그 이후 이 책을 어떻게 썼는지를 담았다. 차에 치이는 과정을 마치 자신의 소설 속 내용인 것처럼 길게 묘사한 이 부분을 읽으며 스티븐 킹이 얼마나 힘든 상황이었을지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해볼 수 있다. 어떻게 교통사고로 몸이 정말 박살난 상태에서도 원고를 마감할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후기로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일 교통사고 장면을 그렇게 상세하게 쓸 수 있었을까와 같은 생각으로 후기를 읽다보면 스티븐 킹이 얼마나 글을 쓰는 것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항상 그의 곁에서 글 쓰는 작업을 도운 아내 태비사 킹과 가족들을 사랑하는지도. 후기를 읽고나면 스티븐 킹이라는 '사람'에 매료되고야 말 것이다.
이렇게 후기까지 읽었다고 끝이 아니다. 시니컬하지만 친절한 스티븐 킹 선생님은 부록으로 원고를 어떻게 수정해야 할 지를 잘 보여주는 자신의 원고와 교정지,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책을 읽었는지를 알려주는 도서목록까지 첨가해두었다. 상냥한 부록까지 모두 읽고 나면 우리는 단돈 만삼천 원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의 강의를 듣는 엄청난 경험을 마치게 된다. 정말 좋은 점은 이 강의가 책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펼쳐보면 스티븐 킹의 인생을 담은 명강의가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