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마녀의 꽃 - 애니메이션 그림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각본.감독, 안혜은 옮김, 메리 스튜어트 원작, 사카구치 리코 각본 / 온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스튜디오 지브리의 덕후에게는 반가운 애니메이션이 지난 127일에 개봉했다. 그 애니메이션은 바로 다름 아닌 <메리와 마녀의 꽃>!

 

<메리와 마녀의 꽃>은 스튜디오지브리에서 활약했던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이 스튜디오지브리에서 나와 설립한 스튜디오 포녹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스튜디오지브리의 영화였던 <마루 밑 아리에티>를 본 관객이라면 어쩐지 알콩달콩하고 동글동글한 귀여운 그림체와 연출이 낯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마루 밑 아리에티> 역시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덕후라면 그림체를 보자마자 떠올렸겠지만 <추억의 마니>감독이시기도 함^^)

이처럼 <메리와 마녀의 꽃>은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지브리 애니메이션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개인적으로 스튜디오지브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이자 자칭 지브리 덕후인 내게 이 영화의 개봉은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더 반가운 소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김영사에서 <메리와 마녀의 꽃> 애니메이션 그림책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소리벗고 팬티질러 야호오오오오~! 그래서 그렇게 이 그림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표지부터 지브리 덕후는 심쿵하라고 만든 것인지 지브리 감성이 보기만 해도 묻어나는 것 같은 귀엽지만 깔끔한 표지 디자인. 붉은 머리의 메리의 정면샷이 사랑스럽게 나왔다. 이건 책장에 꽂기에는 너무 아깝다... 액자처럼 세워두고 싶다.

 

표지를 펼치고 살구색 면지를 넘기니 보이는 속표지마저 귀엽다. 스틸컷은 메리와 티브가 함께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이다. 스튜디오지브리의 <마녀배달부 키키>에서 키키와 고양이 지지가 같이 빗자루를 타고 있던 장면이 떠오르는 스틸샷이다. 키키와 메리의 몇몇 장면이 비슷할지언정 스튜디오지브리의 <마녀배달부 키키>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 새롭다! 기존의 스튜디오지브리식 이야기와는 또다른 면이 보인다. 이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겠다.

 

등장인물을 소개해주는 페이지, 캐릭터마다 성격이 잘 드러나는 스틸컷이 눈에 들어온다.

속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 페이지. 역시 이 책은 애니메이션 그림책이 아니라 덕후를 핵심독자로 설정하고 나온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각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샷과 손글씨 같은 귀여운 글씨체로 된 간단하면서도 친절한 소개글이 어우러져 입체적인 소개가 이루어지며 이야기에 기대감까지 키워준다. 사실 등장인물 소개로 나온 그림들은 다 스티커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다. 등장인물까지만 보아도 벌써 그림책으로 이 책은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이야기에 대해 말해보자면, 확실히 스튜디오지브리와는 다른 전개이다. 물론 낯익은 스튜디오지브리(마녀배달부 키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천공의 성 라퓨타 등) 이야기들이 합쳐진 느낌이 없잖아 있기는 하지만 스튜디오지브리와는 다른 스튜디오포녹 스타일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설사 스튜디오지브리의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고 해도 역시 스튜디오지브리에서 일했던 감독에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경우(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의 경우), 많은 작품들이 비교적 잔잔하게 진행되면서도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튜디오포녹의 메리와 마녀의 꽃의 경우에는 좀 더 사건이 많이 일어나면서(역동적인 구성이라고 해야 하나)도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동화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 내용이 촘촘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 주인공인 메리의 캐릭터가 이입을 하기에는 전형적인 '사랑스러운 사고뭉치'가 되었는지 의문이 드는 점이 있으나 그래도 아이들이 보는 동화로 보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권선징악도 잘 이루어졌고 아이의 눈에서 보기에는 충분히 흥미진진할 수 있을만 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그림책의 묘미는 역시 적절하게 삽입된 예쁜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역시 애니메이션의 예쁜 장면과 중요한 장면을 잘 섞어가면서 한 컷 한 컷 그림책에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한 페이지 안에 어떻게 장면들을 구성해 넣을지 궁금하기도, 기대되기도 했는데 최대한 많은 장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려 노력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그림책에는 다 담을 수 없는 애니메이션의 역동성을 담으려는 노력도 보여서 읽으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덕후의 마음에 꽂히는 샷도 많아서 아주아주 좋았다. 특히 별것 아닐 수 있는 장면이지만 가방을 클로즈업한 것처럼 보여주어 디테일을 좋아하는 나 같은 덕후들의 가슴이 뛰게 한다. 지브리 감성이라던가 요새 유행하는 빈티지 감성에 맞아떨어지는 사랑스러운 똑딱이 가방도 좋고 그 안의 소품마저 사랑스럽다.

덕후의 감성으로 본 메리와 마녀의 꽃은 덕후의 취향을 저격하는 훌륭한 애니메이션 그림책이었다. 사실 덕후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재밌는 책이기도 하다. 아직 영화도 상영 중이고 책도 이제 막 나왔기 때문에 서평에서 줄거리를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스튜디오지브리의 잔향이라도 맡고 싶은 스튜디오지브리 작품에 목마른 나 같은 덕후들에게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개인 소장할 만큼 예쁜 장면들이 잘 들어가 있다. 덕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애니메이션을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보았다면! 그 감동을 간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메리와 마녀의 꽃>을 너무 좋아하며 본 아이들의 부모님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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