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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는 누구인가? - 팀 켈러, 그는 누구이며 어떻게 사역했는가?
안성용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을 23년 5월 19일에 읽기 시작했다. 팀 켈러 목사님하면 떠오르는 많은 저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만든 신」 이 떠오른다.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건 2018년도 였는데 ‘만들어진’ 과 ‘신’이 같은 문장에 나란히 나열된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책 내용에 들어가서는 그의 탁월한 변증 능력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나에게 팀 켈러는, 모태신앙으로서 첨예한 변증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 준 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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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는 누구인가?」 책을 보자마자, 누군가의 시선으로 써낸 그의 사역을 따끈따끈한 신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들었다. 만져보니 심지어 가볍고 두껍지 않아서 항상 짐이 많아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덕분에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들고 읽었다.
물론 나처럼 애초 팀 켈러의 다른 저서나 교회에서 종종 인용되는 사역자로 들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팀 켈러의 왜 궁금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아래는 팀 켈러가 뉴욕에서 리디머장로교회를 개척하기 전, 개척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당시의 내용이다.
p.45 켈러가 뉴욕에서 교회 개척을 주저하는 이유는 자신이 이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생각을 더 해보니, 뉴욕에서 교회 개척하는 일은 자신뿐 아니라,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켈러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의미했다. “뉴욕 교회 개척 성공 여부는 나의 능력에 달린 게 아니라,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고 의존하는지에 달려있다.” 켈러는 이 깨달음을 통해 진정한 문제는 교회 개척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 안에 없다는 게 아님을 알게 된다. 진정한 문제는 켈러 자신이 충분히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의존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을 의존하기 시작하면 상황과 환경, 조건과 계산을 넘어간다. 특히 그 사랑의 대상이 모든 권력과 부와 명예를 갖고 있는 분이라면 아무것도 걱정할 이유가 없어진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관계’이기에 사랑의 대상을 의존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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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이후 리디머 교회에 예배드리러 오는 사람들의 수가 늘었다. 본문을 읽어보면 그러했던 이유를 알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받아들인 내용은 ‘상처에 대한 공감의 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성경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교리적이거나 종교적이거나 신에 대한 이야기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성경에서 제시하는 ‘공감’은 상당히 심층적이고 완전하다.
사람들은 상황이 해결되면 치유가 된다고 여길 때가 많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어떤 아픔이 나에게 닥쳤을 때 그 상황이 해결되는 것만으로 내 마음의 상처까지 아물지는 않는 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안다. 그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내 옆에 누군가가 오롯이 나의 마음을 공감해주며 나의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가 그 감정을 이해받고 공감받는 순간 모든 상황을 헤쳐나갈 힘을 얻는다. 물리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다시 자랄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생명이란, 꺾이지 않는 단단함이 아니라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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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0 2017년 켈러는 자신이 리디머의 담임 목사에서 은퇴할 것이고, 리디머가 세 개의 교회(동, 서, 타인타운)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발표한다. …(중략)…
p.71 “대형 교회가 되지 않는 비전”의 실현이다.
팀 켈러 목사님의 사역의 연대기를 보며 ‘부흥’에 초점가지 않았다. 복음은 사람의 심령은 건드리고, 올바른 리더는 리더를 세우는 데 초점을 둔다.
한국에서도 그러고자 힘쓰는 교회가 있다. 그보다 세부적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리더가 다음 세대 리더를 세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팀 켈러 목사님의 사역의 발자취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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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의 관계는 단순히 나 혼자만 예배 참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성장시키고, 다시 나아가는 것까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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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시작한 다음 날, 팀 켈러 목사님이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접했다. 본향으로 가고싶다며 가족들에게 기도를 부탁했다는 목사님의 마지막이 자꾸 떠올랐다. 자신의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을 보여주는 책. 목사님 생전에 직접 쓴 마지막 추천사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며,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볼 수 있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