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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트라우마 - 삶의 면역을 기르는 자기 돌봄의 심리학
멕 애럴 지음, 박슬라 옮김, 김현수 감수 / 갤리온 / 2023년 7월
평점 :
사소한 상처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는 띠지에 때문에 책을 열게 되었다.
흔히 커다란 트라우마가 삶에 영향을 끼치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보통은 이런 트라우마가 소설이나 영상 작품의 소재가 된다- 아주 사소한 스트레스와 같은 문제들이 우리 삶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솔직히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일상에서 자잘자잘하게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자잘한 생채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스스로 직면하게 도와주는 책.
AAA 접근법
Awareness - Accptiance - Action
1단계-인식: 독특한 스몰 트라우마를 발견하고,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삶을 어떻게 통제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2단계-수용: 이 솔루션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많은 사람이 슬쩍 넘어가려는 단계다. 그러나 수용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스몰 트라우마는 지금의 삶에 계속해서 과도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3단계-행동: 수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원하는 삶을 만들어나가려면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책 속 AAA 접근법을 읽어보며 개인적으로 요즘 직면한 상황에 적용해 보았다.
요새 이사 준비를 하면서,
마주하기 싫은, 묵은 문제들과 마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오게 되면서, 그 전에 있었던 강제적인 삶의 터전의 변화로부터 약간 자유로워졌기다고 생각했는데,
이 곳에서도 나 자체가 누리지 못했던 자유함에서 멀어졌고, 오히려 새로운 부자유와 억눌림이 생겼다는 걸 느꼈다.
주인의식이 부재한 공간에서 누릴 수 없는 자유함, 그건 생각보다 내 삶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공간에서 이래저래 가구를 옮기거나 공간의 역할을 바꿔보기도 했지만 주체적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가족으로부터 독립이 우선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정서적, 경제적 독립을 하고 난 뒤 또 다시 함께 살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애매한 -독립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예 어렸을 때처럼 하나로 굴러가지도 않는- 상태가 주는 형태는 불안한 주체성의 형태로 나타났다.
그래서 이사하기로 마음먹고, 집을 알아보았다.
우여곡절이 많지만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거리를 둬야 감정적 동요보다 이성적 사랑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나의 AAA적용-
1단계-인식: 구별되지 않은,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 없는 곳이 주는 무력함
2단계-수용: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의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는 여유 공간 필요
3단계-행동: 독립, 이사
막상 이렇게 정리를 해 놓으니,
새로운 곳에서의 일들이 마냥 걱정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해묵은 문제들 또한 별 것 아닐 때가 오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