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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윌버, 진실 없는 진실의 시대 - 가짜뉴스 시대의 미래를 묻는다
켄 윌버 지음, 김훈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평점 :
인간의식의 발달과 진화를 통합적 이론으로 집대성한 저자는 미국의 트럼프 현상, 탈진실의 문화풍토, 가짜뉴스 등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를 진단하고, 분석하고, 거기에 대한 해결방안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후 미국내에서는 인구의 50퍼센트가 나머지 50퍼센트를 노골적으로 미워하며, 극단적인 분열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외국인 혐오증, 기존의 기득권에 대한 반발, 초 애국적이고 민족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이고, 군국주의적이고, 외국인과 동성애를 혐오하고, 종교적 근본주의 가치들이 옹호하는 발언을 시종일관 해오고 있습니다. 다소 황당하고, 거친 그의 주장은 백인 남성, 저학력자, 저소득 계층, 농촌 거주자로 통칭되곤 하는 ‘하층 계급’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것은 미국민과 세계를 놀라게 하는 결과였습니다.
저자는 미국내의 트럼프 현상을 세계중심적이고,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는 가치들을 수호하는 진보적인 성향과 민족중심적이고 배타적인 견해들의 대립으로 규정하고, 저자의 통합이론을 통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로 대립하고 있는 계층사이의 분노와 경멸, 혐오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고, 배려하고,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해를 통해 진정한 통합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전반적으로 제시하는 핵심입니다.
본문 중에서,
- 여기서 통합이란 뿔뿔이 흩어져 있는 단편적인 조각들을 함께 끌어모으고, 포용하고, 연결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윌버는 무엇을 통합하려고 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 인류가 지구상에 살면서 발견하고 이룩한 동서고금의 모든 지식과 지혜의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주관과 객관, 종교와 과학, 전근대와 근대 및 탈근대, 동양과 서양, 자연과 문면 등 이전에는 별개의 것, 이질적인 것, 상호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다뤘던 것들을 하나의 큰 틀 안에 통합시키는 것, 이것이 윌버가 제시하고 있는 통합 비전의 핵심이다.(p.10)
- 건강한 발달의 양상에서는 각 단계가 그 전 단계를 ‘넘어서면서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지혜를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각 단계는 전 단계를 넘어서거나 과거에는 발견하지 못한 새롭고 참신한 진리들을 낳지만, 다른 한편으로 발달상의 역기능과 부조화를 감수하고라도 중요한 과거의 진리들을 포함하고 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p.60)
- 자연 속에서의 전형적이 성장 홀라키는 그 기본 단위들 전체를 통합해주는 것이다. 이 홀라키는 쿼크에서 원자, 분자, 세포, 유기체로 나아간다. 그 각 수준은 ‘초월하면서 포함된다.’ 그 각 수준은 전의 것을 초월하면서(넘어서면서) 포함한다(혹은 완전히 감싼다). 전체적인 하나의 쿼크는 원자의 한 부분이고, 전체적인 하나의 원자는 분자의 한 부분이고, 전체적인 하나의 분자는 세포의 한 부분이고, 전체적인 하나의 세포는 유기체의 한 부분이다. 각 수준은 다음으로 더 높은 전체의 한 부분인 현재다.(p.140)
- 앞에서 거듭 말해왔다시피 타인들과 동일시할 수 있는 능력은 분명 처음부터 단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마음은 느리고 힘겨운 성장 과정을 통해서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자꾸 키워가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그런 능력이 조금 더 커질 때 자기중심적 단계에서 민족중심적 단계로, ‘나’에서 ‘우리’로 이동하게 된다. 거기서 그 능력이 조금 더 커질 때 민족중심적 단계에서 세계중심적 단계로, ‘우리’에서 ‘우리 모두’로 이동하게 되며, 다시 더 커지면 통합적 단계로 이동하게 된다. 통합적 단계에서는 다른 생물종까지도 포함하기 시작해서 ‘우리 모두’에서 ‘모든 실재’로 이동하게 되며, 결국은 ‘우주적 의식’에까지 이르게 된다.(p.159~p.160)
-통합적 단계는 그 전 단계들에 반드시 동조하지는 않지만, 그것들이 지닌 한계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완전히 받아들이고 포용한다. 적어도 각각의 전 단계는 인간발달 과정 전체 속에서의 한 단계며, 어떤 단계도 그 전 단계를 건너뛰거나 우회할 수 없다. 전 단계를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더없이 자멸적인 짓이다. 통합적 단계는 각각의 전 단계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각각의 전 단계들 자체는 오로지 자기네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통합적 단계로 도약하는 일이야말로 참으로 ‘엄청나고 기념비적인’ 전환이다.(p.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