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불구경 - 마음속 여행길
각운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방법으로는 호흡을 통한 멈춤을 수행하는 사마타와 관찰을 통해 대상을 알아차리는 위빠사나 수행법이 있습니다. 저자는 오랜 시간 경전을 연구하고, 공부하며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수행을 하였습니다. 그런 체험을 통해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법이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보완적인 수행법이란 것을 체득하게 됩니다. 어느 한 가지만 수행해서는 완전한 깨달음에 이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서로 다른 두 가지 수행법을 어떻게 융합하여 실천하는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이론이 아닌 삶에서 치열하게 수행에 정진한 후, 체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기에 명상을 실천하고 계신 분들에게 더욱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에서는 익숙한 삶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 했습니다. 여행은 그러한 불편과 고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나의 인생은 여행입니다. 그러나 나의 인생여행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경험입니다. 곧 내가 걷는 이 길이 세상에 하나뿐인 길인 것입니다.

 

저자는 마음속으로 떠나는 여행을 권유합니다. 그저 눈을 감고, 편안히 앉으라고 합니다. 조금 낯설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편안히 머무르라고 합니다. 마음속 여행인 명상을 이론이 아닌 몸으로 직접 체험하라고 합니다. 모든 여행은 다시 돌아오기 위해 떠납니다.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또 삶을 살아갑니다. 마음속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삶의 본질을 볼 수 있는 통찰을 얻기 위해 아무런 제약 없이 나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마음속 여행, 명상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친절하고, 상세하게 그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직접 실천하여 경험으로 체험하는 것은 다릅니다. 오직 체험으로 체득한 이론만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명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천 방법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경험에서 깨달은 저자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 훌륭한 스승과 도반을 구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의 이 아니라 그의 행동을 보는 것입니다. 즉 얼마나 멋진 설법을 하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한 말을 일상의 삶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p.35)

 

- 마찬가지로 우리는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또 소멸하는 생각도 인위적으로 멈출 수가 없습니다. 생각이 곧 마음이고 그 마음의 작용으로 생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멈춘다는 것은 열차가 멈추듯 마음의 작용이 멈추는 것이고, 이는 우리가 자신이라고 착각하고 있던 그 어떤 개체가 작동을 멈추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생명이 다하지 않는 한 생각을 멈출 방법은 없습니다.(p.47)

 

- 만약 당신의 수행이 이름을 널리 알리거나, 추종자들 모아 집단을 만들거나, 자신만의 생계를 위한 수단이거나, 영성 체험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런 세속적 관심사가 조금이라도 섞여든다면, 아무리 오랫동안 험하고 먼 길을 걷더라도, 깨달음의 근처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p.57)

 

- 길은 찾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귀 기울여야 할 것은 오직 붓다의 가르침이며, 가르침에 따라 길을 걸으며 그 길이 바른 것인지 확인하는 것은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그러니 달리 물어봐야 할 그 무엇도 없습니다. 단지 걸어가야 할 뿐.(p.61)

 

- (......) 일상 속에, 여행의 노정 위에 명상의 색을 덧입혀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길을 걸으며 발견하는 것이, 단지 낯선 설렘에 그쳐서는 안 되고 진정한 자아를 대면하는 발견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발견은 돌아온 현실에서 일상의 생활 속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p.88)

 

- 있는 그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고,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순리에 맡기는 것, 좁게는 나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나의 잣대로 분별하지 않는 것이고, 넓게는 세상이 굴러가는 이치인 연기의 흐름에 순응하여 될 일은 이루어지고, 안될 일은 안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삶을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REACT 하는 반응의 삶인 것입니다.(p.103)

 

 

- 사마타가 개념이라는 표상을 대상으로 집중을 하는 것이라면, 위빠사나는 법이라는 보편적 현상을 대상으로 관찰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p.111)

 

- 명상을 통해 오랜 시간 쌓아온 집중과 알아차림의 힘은 마음속 내면의 눈을 열어주고 이원성의 간섭이 없는 중도의 바라봄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이러한 내면의 눈을 뜨고 일상의 모든 현상을 들여다볼 때, 수행자는 시시각각 날아와 박히는 화살에 상처를 입지 않고 상대적 실체를 여여히 꿰뚫어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p.129)

 

- 깨달음은 어렵게 설명하자면 한이 없습니다. 가능한 쉽게 표현하자면, 그것은 바로 지견을 얻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지견을 얻는다 함은, 세상의 이치를 분명히 알고 보는 것을 말합니다. 무엇을 보았더라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고, 무엇을 안다고 하여도 그것을 직접 보지 못하였다면 제대로 안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올바른 이해는 알고 보는 것이 함께 가야 합니다.(p.147)

 

- 본능과 욕망과의 사투는 생명을 가진 존재로 태어난 이상 살아있는 모든 인간이 감내해내야 할 운명인 것입니다. 욕망은 괴로움의 원인임과 동시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을 지탱해주는 본능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여 당신은 대체 왜 명상을 하게 되었는지를 되새겨 보아야 합니다.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마음속의 편안함에 그저 안주하기 위한 것인지, 삶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것인지를.(p.154)

 

- 순복은 조건 없는 헌신을 통해, 자애는 온전한 자기희생을 통한 길입니다. 헌신은 에고의 내려놓음이며, 희생은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길입니다. 그렇기에 순복과 자애 두 가지 대안의 길은 에고가 없는 무아의 길로 통합니다. 하여 명상이든, 순복이든, 자애의 길이든, 당신이 진정으로 그 길에 당신을 온전히 내맡긴다면, 그 길은 의 모든 욕망과 이기심이 지워진 길이기에 결국 무심의 땅을 당신을 이끌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p.167~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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