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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백운희 지음 / 책구름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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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엄마가 히말라야에 갔나보다, 애는 놔두고 갔나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다..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13년 경력의 엄마로써 솔직히 그게 얼마나 힘든 결정이고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공감하기에 더 궁금해졌던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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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엄마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혼자 떠났던 여행이라는 점이 참 부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대단해보이기도 했어요. 어찌보면 누군가 아이를 봐줄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럽기도 했어요. 오롯이 독박육아로 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솔직히 아예 생각조차 못하는 일이기에 더 간절한 게 혼자만의 여행이거든요.
그렇지만 저도 언젠가는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에, 그리고 히말라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기에 이 책이 더 궁금하고 와닿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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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여성기자였으나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경력단절 여성이 된, 일곱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어요. 아이는 너무도 사랑스럽지만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가짜 정체성을 떨쳐내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났다고 하네요. 엄마가 아닌 자신을 찾는 여행..준비부터 쉬울리가 없었겠죠. 주변의 만류와 쉽지 않은 현실에도 히말라야로 떠났고, 막상 떠난 히말라야에서는 또 만만치않은 트레킹으로 몸도 마음도 힘들어했네요. 결국 마지막코스에서 고산병증세로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내려와야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기에 평온하고 오롯하게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서 충만했다는 저자의 말이 참 대단했어요. 솔직히 거기까지 가서 자신이 목표한 곳까지 못 가는 것이 아깝다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내려놓을 줄 아는 모습이 멋지더라구요.
저자는 그 후에도 히말라야를 또 찾아갔어요. 첫번째 여정이 불안에 맞서는 용기를 얻는 과정이었다면 두번째 여정은 침잠하여 자신의 약하고 헝클어진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었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는 동안, 제가 엄마가 되어서 느꼈던 감정들을 느끼게 되기도 했고, '히말라야는 최선을 다한다고 모두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며, 최선만이 해답은 아니니 이제는 자신을 돌보자고 다짐하기 위한 장소가 됐다.(p.246)' 는 저자의 말 처럼 나 자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 되기도 했어요.
솔직히 엄마로서 사는 것이 참 행복하기는 하지만 저 자신의 이름도, 정체성도 잃어가는 순간을 힘겨워 했었던 적도 있었기에 더 공감가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저도 최선만이 해답은 아니니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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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를 뜻한단다.
나는 계속 '걸어가는 사람'이기를 희망한다. 달리기보다 속도는 느리고, 짧은 시간 안에 목표를 끓어 올리지는 못해도 보다 오래,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 p.66)
언젠가는 저도 저 히말라야를 사진이나 영상이 아닌 실제로 바라보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면서 천천히 오래,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으로 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