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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3월
평점 :
[작정단 12기] [책 리뷰]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조성준 저, 작가정신(2024)
예술이라 함은 왠지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 같다. 예술가들의 삶의
방식이 우리와 크게 다를 것이라는 편견 때문일까? 하지만 예술가들 또한 벅차게 기뻐하고, 부딪히며 좌절하고, 삶을 지속하며 희로애락을 느끼는 같은 사람들일
뿐이다. 다만 그 표현의 수단이 예술이라는 것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책에서는 국내외 25인의 예술가를 소개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가도 그렇지 않은 예술가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사상·이념·인종차별 등으로부터 비롯된 갈등에 짓눌려 살아야 했던 예술가,
예술에 온 인생을 바친 예술가, 시대상으로 인해 그 능력을 꽃피우지 못한 예술가, 대중에게 사랑을 주었지만 정작 자신을 사랑하지는 못하였던 예술가,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었던 예술가.
스타의 삶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다.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무시당한 채 찬양과 경멸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던 스타들의 삶. 이것은 비단 스타뿐만
아니라 예술가들, 더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아픔인 것 같다.
아픔을 아픔으로, 고통을 고통으로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의 모습.
그런 순간들이 왔을 때 표출할 수 있는 각자만의 예술을 각자의 마음에 품고 살았으면 한다. 삶을 사랑하려 하는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삶과 접목시켜 성찰할 수 있게 하는 책이 바로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이다.
- 책 속 예술가의 말
김중업 "건축은 인간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또 하나의
자연이다." - 「권력에 맞섰던 건축가, 김중업」
존 케이지 "사람들이 왜 새로운 생각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오래된 생각이 두렵다." - 「이것도
음악이다, 존 케이지」
"그토록 오랫동안, 그토록
끈질기게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한 사람은 없었다. 오로지 그는 인간과 건축만을 위해 싸웠다." (르코르뷔지에의 장례식에서 읽힌 추도문) - 「아파트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
샤넬 "허무에 빠져 있기보다는 차라리 실패하는 편이
더 낫다." "패션은 지나가도 스타일은 남는다."
- 「세상을 바꾼 스타일, 코코 샤넬」
- 책 속 문장들
스산한 영화가 어떻게 스산한 마음을 녹였는지에 대해선 의문이지만, 마음의
작동 방식엔 때론 논리가 통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인간에게 예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한 편이 축 늘어진 마음에 인공호흡을 할 수 있고, 무심코 들은 음악 덕분에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고된 하루 끝에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음식을 삼키면 안도감이 드는 것처럼 때론 예술도 인간을
위로합니다. - 「작가의 말」
예술가 중 상당수는 상당히 반골이다. 그들은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고, 균열을 낸다. 이들에게 세상은 혁신해야 하는 과제다. 하지만 어떤 예술가는 동시대의 공기를 힘껏 들이마시면서 낙관적으로 미래를 그리기도 한다. 백남준이 그랬다. - 「새로운 파도, 백남준」
온 세상이 자신의 사생활을 캐내려 덤벼드는 상상을 해보자.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많은 사람에게 손가락질받는 건 어떤 기분일까. 누군가는 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는
것도 스타의 의무라고 말한다. 스타도 실수하고, 상처받고, 두려워할 줄 아는 인간이라는 사실은 고려하지 않는다. - 「누가
스타를 죽였는가, 에이미 와인하우스」
대중은 스타를 동경한다. 화려하게 빛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스타를 손가락질한다. 사람들에겐 찬양과 경멸의
대상이 동시에 필요하다. 그래서 스타의 화려함 속엔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있다. - 「'멍청한 금발 미녀'라는
편견, 매릴린 먼로」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다. 소멸은 스타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영원히 빛나는 건 없다. 그럼에도 어떤 소멸은 더 쓸쓸하다. 무지개 너머의 희망을 노래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그 희망을 보지 못하고 떠난 이 스타의 삶이 그렇다. - 「잔인한 나라의 도로시, 주디 갈란드」
"영화가 탄생한 이래 인간의 수명이 세 배나 늘었대." 영화로 타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인생 경험치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타인을 헤아려보게 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영화들. 인간에게 영화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 「영화가 수명을 늘려준다, 에드워드 양」
가츠가 끝나지 않을 싸움임을 알면서도 계속 검을 휘둘렀듯이, 작가도
묵묵히 그리고 또 그렸다. 어떤 완벽주의자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붙잡고자 자기 자신을 통째로 내던진다. - 「전력투구로 싸웠던 남자, 미우라 겐타로」
* 해당 콘텐츠는 작정단 12기
활동의 일환으로 작가정신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