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 일터의 죽음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법
신다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평점 :
[하니포터 7기 서평]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신다은 지음, 한겨레출판(2023)
- 일터의 죽음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드는 법
업무 중에 산재 사고(산업재해)에 관하여 조사한 적이 있는데, 이로 인해 관련 내용에 관심이 생기게 되어 해당 책을 하니포터 서평 도서로 신청하게 되었다.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라는 제목은, 하루 평균 2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삶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을 예상하고 일터로 출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흔한 일상일 줄 알았던 날은 가장 큰 비극으로 다가온다.
노동 현장의 구조적 측면은 낯설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사실 대부분의 면에서 군대와 유사하다고 느꼈다. 끊임없는 하달과 지시, 이유도 모르고 수행해야 하는 임무, 사고가 발생할 시 모두가 회피하는 책임 소재까지.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곳에서,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남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지금 사회는 누군가의 죽음(혹은 비극)을 지나치게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 같다. “조심해야지” “그러니까 누가 그거 하래?” 같은 말들은, 구조적 원인을 배제한 채 오로지 개인을 비난한다. 물론 개인의 실수를 모조리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많은 요소가 맞물려 개인을 비극에 이르 한 사회적 구조에 대해서도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있다.
- 문장들
“각각의 산재사건이 언론보도를 타기 위해선 두 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재해자를 대신해 싸울 수 있는 동료와 현장의 안전 실태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노조다. 이는 단순히 신문과 TV에 사고가 보도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의 공분을 이끌어내고 원청의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선호 씨 사고는 이 두가지가 맞아떨어진, 매우 이례적인 경우였다.”
“산재 조사란 사실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마음 다해 찾는 일이다. 죽은 이를 추모하는 부고장인 동시에 또 다른 죽음을 막겠다는 산 자의 다짐이다. 산재를 연구하는 이들이, 나아가 평범한 시민들이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죽음을 그토록 알고자 하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