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의경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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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는 피자집 콜센터에서 일하는 20대 청년 다섯 명의 이야기다.
콜센터 아르바이트와 감정노동의 현실을 배경으로 취업과 미래를 고민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담아낸 소설이다.
취업준비생 강주리와 우용희,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최시현,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박형조, 음식 창업을 꿈꾸는 하동민까지. 서로 다른 꿈을 가진 이들은 생계를 위해 콜센터에 모여 있다. 그러던 중, 콜센터 진상 고객을 찾아 다섯 청년은 부산으로 떠난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 진상 고객의 리얼함이 강렬하다. 감정노동을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충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분노를 쏟아내고 비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소설 속 이야기라기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현실 같아 씁쓸함을 남긴다.

이야기 속 청년들은 진상 고객을 상대하며 우울한 현실을 반복해서 마주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들의 젊음이 부럽게 느껴졌다. 평소에는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과감하게 떠나는 다섯 명의 모습에서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20대의 반항과 용기가 떠올랐다. 그 장면들은 읽는 내내 묘하게 에너지를 끌어올려 주었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취업을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로 콜센터에 머무르는 이들의 모습은, 나 역시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요즘처럼 각박해진 사회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는 청년들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콜센터』는 지금 우리의 20대를 그대로 담아낸 소설이다.

매일 진상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우울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꿈이 있고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청년들의 모습이 인상 깊다. 현실은 버겁지만, 그 안에서도 흔들리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청춘의 모습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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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아이들
김승한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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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아이들』은 한 아이의 실종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라진 아이 강민서를 중심으로, 따돌림에 앞장선 장수현, 담임교사 한지원,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 김도윤, 그리고 사건을 덮으려는 교장 최석진과 장수현의 아버지 장도경까지. 각자의 입장과 욕망이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불편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소설은 겉으로 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읽다 보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재미보다 우리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남는다.

『지워진 아이들』은 범인이 누구인가보다 사건이 왜 덮이려 하는가에 집중한다.
자신의 욕심과 명예를 위해 비리를 저지르고, 주변 상황을 핑계 삼아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소설은 낱낱이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직접 나서지 않고 다른 아이들을 선동해 따돌림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어린아이의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할 수 없는 장면이다. 오히려 어른들의 사회와 너무도 닮아 있어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이 소설 속 아이들의 세계는 순수하기보다는 계산적이고 잔인하다.
발달한 매체를 통해 너무 빨리 어른들의 세계를 배워버린 요즘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지만, 동시에 현실과 맞닿아 있어 외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워진 아이들』은 희망을 완전히 거두지 않는다.
자기들의 죄를 감추기에 바쁜 어른들과 달리,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권력과 명예 앞에서 침묵하는 어른들의 사회가 아니라,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는 일이 당연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워진 아이들』이 그려낸 이야기가 언젠가는 현실이 아닌 상상의 세계로만 남기를, 그래서 더 이상 ‘지워지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책장을 덮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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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
전대호 지음 / 해나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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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은 과학과 철학이 접목된 과학 인문 에세이다.
이 책은 과학을 정립된 이론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과학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우리의 삶과 어떤 지점에서 맞닿아 있는지를 따라가며 과학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인문학을 전공했거나 과학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과학은 종종 ‘지식 부족’의 문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는 그 원인이 지식이 아니라 과학이 만들어 놓은 장벽에 있음을 짚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을 어렵게 증명하기보다, 최대한 편안한 언어로 풀어 설명하며 독자를 과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저자가 바라는 과학은 논리의 정연함이나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과학, 그리고 과학을 호의적인 태도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책에서는 진정한 성숙에 대해 이야기하며 장하석과 피카소를 함께 언급한다.
정답에 가까워지는 것보다 탐구 그 자체의 성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장하석, 그리고 어떤 틀에도 자신을 가두지 않았던 피카소. 이들의 이야기는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탐구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라듐을 발견한 퀴리 부인과 엑스선을 발견한 뢴트겐이 특허를 신청하지 않아, 그 기술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던 일화는 인상 깊다. 업적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과학자들의 철학적인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자 개념으로 노벨상을 받은 플랑크의 업적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의 ‘두 번째 업적’이다.

괴짜인지 천재인지조차 평가받지 못하던 아인슈타인을 과감히 발탁한 결정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오히려 양자 개념을 끝까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플랑크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광전 효과를 통해 양자의 존재를 확실히 입증한 아인슈타인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에서, 플랑크가 가진 과학에 대한 열정과 열린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느낄 수 있었다.

과학 이론이 점점 거대해지면서 오늘날에는 개인 연구가 줄어들고 있다.
논문의 저자가 1000명이 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이제 과학은 과학만의 영역으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과학 속에도 민주주의가 필요함을 말하고, AI가 발달하는 시대에 인간이 지켜야 할 존엄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기계가 인간이 될 위험보다 인간이 기계처럼 될 위험이 더 크다.” (226쪽)
이 문장은 기술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우리가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은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 속에서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할 과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술을 더 많이 아는 것보다, 기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과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 과학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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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부르는 1%의 법칙 - 일은 열심히 하는데 왜 나는 안 될까?
조은지 지음 / 황금테고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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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어떤 사람에게는 늘 기회가 찾아오고, 어떤 사람은 늘 제자리인 걸까?

『기회를 부르는 1%의 법칙』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해 태도와 마음이라는 키워드로 답을 건네는 책이다.

이 책은 사회초년생에게는 회사 생활에서 각 위치마다 필요한 대처법과 태도를 알려주고, 팀을 이끄는 리더에게는 리더로서 가져야 할 자세를,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에게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의식을 전한다.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회사라는 조직 안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바라본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책에서 말하는 회사에 끝까지 남을 수 있는 사람의 조건은 의외로 단순하다.
저자는 실력보다 ‘마음’을 강조한다.

물론 실력이 좋으면 잠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진심이 없고, 함께 일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사람은 결국 오래 남을 수 없다고 말한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자세, 마음을 열고 소통하려는 태도가 있을 때 팀은 성장하고 조직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에 흐른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느낀 점은,
회사는 단순히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
그래서 나 혼자만 잘해서는 안 되고, ‘내 성과’보다 ‘우리의 방향’을 고민할 때 비로소 회사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감되었다.

『기회를 부르는 1%의 법칙』이 특히 좋았던 이유는
조언이 “~해야 한다”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피드백을 받을 때 내 생각이 틀렸다고 받아들이지 말라”는 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 바로 반응하지 말고 기록해 보기
- “왜요?” 대신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기

처럼 회사 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시한다.
그래서 읽고 나면 ‘좋은 말이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바꿔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행복에 대한 관점이었다.
요즘은 늘 행복을 추구하라는 말이 당연하게 들린다. 하지만 저자는 행복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인생은 어려움의 연속이고,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 속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돌아보는 일이라는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는지, 실패의 원인을 통해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

『기회를 부르는 1%의 법칙』은 결국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말한다.
사람을 대하는 데에 마음이 바탕이 된다면 신뢰가 쌓이고,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서 결국 원하는 결과도 따라온다는 것을 이 책은 차분하게 보여준다.

회사 생활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 내가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될 때, 조용히 방향을 점검하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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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호더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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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호더』는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다음이 궁금해 끝까지 읽을 때까지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속도감이 빠르고 흡입력이 강해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소설은 현재를 살아가는 케이시의 이야기와 과거의 엘라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처음에는 흥미롭게 읽히다가,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헉’ 소리가 나올 만큼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하게 되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먹먹함과 함께 묘한 따스함이 동시에 남는다.

이 책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소설 속 이야기가 결코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 어디에서나 살아가고 있고, 오늘도 버텨내고 있다.

학대를 받아도 결국 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 아이의 안전보다 ‘관계 유지’가 우선되는 구조는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현실의 제도를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는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이 상황을 보여주지만,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깊은 아픔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이들 사이의 유대감이다. 어리기에 힘은 없지만,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낸 작은 울타리는 그 어떤 어른보다 단단해 보인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연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지켜주겠다는 다짐,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이 소설은 조용히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가슴이 찡해지고, 오래 마음에 남는다.

『차일드 호더』는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케이시와 엘라의 이야기는 덤덤하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벗어나고 싶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현실,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깊게 와닿는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성장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거창한 구원이나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곁에서 손을 내밀어 주는 단 한 사람의 어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차일드 호더』는 스릴러의 형식을 빌렸지만, 결국 우리 사회를 향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할 케이시와 엘라, 앤텐이 더 이상 버텨야 하는 아이가 아니라, 진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안에서 좋은 어른을 만나 자신의 속도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오래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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