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아이들
김승한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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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지워진 아이들』은 한 아이의 실종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라진 아이 강민서를 중심으로, 따돌림에 앞장선 장수현, 담임교사 한지원,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 김도윤, 그리고 사건을 덮으려는 교장 최석진과 장수현의 아버지 장도경까지. 각자의 입장과 욕망이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불편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소설은 겉으로 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읽다 보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재미보다 우리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남는다.

『지워진 아이들』은 범인이 누구인가보다 사건이 왜 덮이려 하는가에 집중한다.
자신의 욕심과 명예를 위해 비리를 저지르고, 주변 상황을 핑계 삼아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소설은 낱낱이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직접 나서지 않고 다른 아이들을 선동해 따돌림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어린아이의 철없는 행동’으로 치부할 수 없는 장면이다. 오히려 어른들의 사회와 너무도 닮아 있어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이 소설 속 아이들의 세계는 순수하기보다는 계산적이고 잔인하다.
발달한 매체를 통해 너무 빨리 어른들의 세계를 배워버린 요즘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지만, 동시에 현실과 맞닿아 있어 외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워진 아이들』은 희망을 완전히 거두지 않는다.
자기들의 죄를 감추기에 바쁜 어른들과 달리,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 소설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권력과 명예 앞에서 침묵하는 어른들의 사회가 아니라,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는 일이 당연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워진 아이들』이 그려낸 이야기가 언젠가는 현실이 아닌 상상의 세계로만 남기를, 그래서 더 이상 ‘지워지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책장을 덮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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