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호더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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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차일드 호더』는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다음이 궁금해 끝까지 읽을 때까지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속도감이 빠르고 흡입력이 강해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소설은 현재를 살아가는 케이시의 이야기와 과거의 엘라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처음에는 흥미롭게 읽히다가,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헉’ 소리가 나올 만큼 충격적인 장면을 마주하게 되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먹먹함과 함께 묘한 따스함이 동시에 남는다.

이 책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소설 속 이야기가 결코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 어디에서나 살아가고 있고, 오늘도 버텨내고 있다.

학대를 받아도 결국 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 아이의 안전보다 ‘관계 유지’가 우선되는 구조는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현실의 제도를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는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이 상황을 보여주지만, 그 담담함이 오히려 더 깊은 아픔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이들 사이의 유대감이다. 어리기에 힘은 없지만,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낸 작은 울타리는 그 어떤 어른보다 단단해 보인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연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지켜주겠다는 다짐,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이 소설은 조용히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가슴이 찡해지고, 오래 마음에 남는다.

『차일드 호더』는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케이시와 엘라의 이야기는 덤덤하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벗어나고 싶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현실,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깊게 와닿는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성장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거창한 구원이나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곁에서 손을 내밀어 주는 단 한 사람의 어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차일드 호더』는 스릴러의 형식을 빌렸지만, 결국 우리 사회를 향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할 케이시와 엘라, 앤텐이 더 이상 버텨야 하는 아이가 아니라, 진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안에서 좋은 어른을 만나 자신의 속도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오래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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