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이동 경로
김화진 지음 / 스위밍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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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창작이 재료가 되곤 하는데, 특히나 아픈 기억은 오래 남고 몸에 각인된듯 떠나지 않고 한다. 사랑과 이별의 기억도 그런 타입이라 할 수 있다. '피망이'는 솔아가 지원과 몸이 닿았던 순간에 만들어진 기억이고, 풋사랑이란 의미를 품고 있다. 이젠 공룡처럼 사라져서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그 시절의 그 기억. 솔아가 더 좋은 사랑을 하고 살아갈 미래가 있다해도, 그 시절 지원을 사랑했던 그 풋풋하고 귀엽던 피망이처럼 사랑했던 솔아는 돌아오진 못 한다. 피망이는 몸에서 지워져 기억으로, 솔아의 곁 어딘가로 숨어 들었다.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쓰고 타투를 그리는 이 세 친구들에게 모두 공룡이 있었고, 각자의 공룡의 의미가 다르지만 겹치는 이미지들이 있다. 모두 픽션을 만드는 사람들, 현우는 조금 다르다. 그는 항상 비평가마냥 얘기하고 신문에 글을 쓰는 문화권력이니까. 솔아에게 '파망이'가 사라졌을 때, 병원에서 온갖 진단을 받고, 어디 숨었는지 열심히 찾는다. 이런 귀염성이 있는 솔아한텐 언젠가 '피망이'가 다시 돌아와 줄 거 같다. 그렇게 열심히 찾은 걸 기억해 줄테고, 지원이 보내준 부채로도 돌아왔고, 나중엔 솔아가 써낼 픽션 속에 '피망이'가 숨어 있어 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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