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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 - 마음에 용기와 지혜를 주는 황선미의 민담 10편
황선미 지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비룡소 / 2015년 11월
평점 :
나는 우리나라 옛이야기를 좋아한다. 옛이야기만이 가지는 매력이 참 많다. 주인공이 왕자나 공주가 아닌 일반적인 서민들이라는 점, 서사가 강하다는 점 등이 어린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까닭일 것이다.
이 책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이 책도 일반적인 서양의 옛이야기들처럼 공주와 왕자가 나오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를 보니 황선미다. 국민작가(내 맘대로 이렇게 부른다.) 황선미가 외국의 민담을 책으로 냈다니 흥미롭다. 뭔가 다른 글을 쓰지 않았을까 기대를 했다.
역시, 기대 이상이다.
[고사리꽃]에서는 고사리꽃을 구하느라 몇 년 동안 같은 시도를 하는데 그것을 구하고 나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끝날 줄 알았는데 더 큰 시련과 고민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는 행운은 인간에게 아무 소용이 없다는 메시지를 그렇게 전달하고 있다.
'인어의 노래'가 가진 가장 큰 재미라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결말과 다른 반전들이 숨어있다.
"어떻게 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보다는 읽는 사람의 뒤를 탁 치는 재주가 있다. 마치 식스센스에서 브루스윌리스가 귀신인 것을 알게 된 것처럼?
또 하나는 우리나라 옛이야기들과 참 많이 닮아있다는 것이다. [왕이 된 농부]에서 개와 고양이가 나올 때는 우리 옛이야기인 '빨간 부채, 파란 부채'가 생각이 나기도 했다.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지만 이상하게 닮은 점이 있다. 그 닮은 점을 찾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음의 집'을 볼 때 그림이 참 독특하다 했는데 이 책도 그렇다. 글을 읽고 그림을 보는 재미가 좋다.
책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인터넷 서점에서 보던 책 크기보다 크다는 것, 그런데 딱 그 크기가 보기에 적당하다는 것.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꼭 읽어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