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죽음의 역사 - 죽음은 어떻게 우리의 세상을 변화시켰는가?
앤드루 도이그 지음, 석혜미 옮김 / 브론스테인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나 많은 도표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무척 높고, 번역이 매우 훌륭하다. 이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제목이 연상시키는 것처럼 죽음을 통시적으로 다룬 '거시사'라기 보다는 특정한 원인과 사례들을 밀도 있게 소개하는 '미시사'에 가까운 책이다. 따라서 각각의 내용이 충분히 구체적이고 흥미롭고, 매번 충격적이고 놀라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원제인 'This Mortal Coil'이라는 표현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의 아래 대사에 처음 나온 것이라고 하는데, 맥락 상 필멸의 존재인 인간이 죽기 전에는 벗어나기 힘든 삶의 굴레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Devoutly to be wish'd. To die, to sleep; To sleep, perchance to dream—

For in that sleep of death what dreams may come,

When we have shuffled off this mortal coil,

Must give us pause, there's the respect,

That makes calamity of so long life”

이 책에서 언급한 굴레는 전염병, 기근, (특정) 영양결핍, 비만과 대사질환, 유전병, 물리적 상해와 알콜-니코틴 중독, 자동차 사고 등, 인간 역사에서 주요 사망원인으로 지목되었던 것들이다. 


부처님이 이러한 굴레를 근원적으로 벗어날 해법으로 수양과 해탈의 길을 설파했다면, 저자는 그 개선과 극복책으로 과학적 방법론과 연대,사회 저항을 이겨내는 훌륭한 아이디어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은 매우 낙관적이다. 조만간(?) 우리 인간은 부실한 장기들을 교체해 나가며, 뇌 기능이 정지하기 전까지 살 수 있을 거라고 한다. 그런 세상이 내 생전에 도래할진 알 수 없지만, 요즘 기술 발전 추세와 속도를 보면 그리 먼 일은 아니지 싶다. 다만, 그런 세상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지에 대해선 많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유전질환을 다룬 4장의 내용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연상시키고, 일부 내용은 브라이언 사이키스의 '이브의 일곱 딸들'의 내용과 직접 연결된다. 연이어 읽어도 좋을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의 여성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박무영.김경미.조혜란 지음 / 돌베개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6세기를 살았던 신사임당을 필두로 구한말 구국과 독립을 위해 헌신한 윤희순까지, 조선이라는 나라에 살았던 14분의 여성들을 시대 순으로 소개한 책이다.


질곡의 삶을 살아내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롭지만, 시대라는 굴레에 묶여 천재적 재능을 마음껏 펼쳐보지 못한 그들의 상황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그리고 가족을 잃으며 무너져가는 가는 처연한 모습이 내 어머니 같고, 때론 내 누이 같아 눈물 지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가부장적 문화의 혜택을 입은 바 있는 남성으로서 미안하고 서글픈 마음까지 느낀다.

자신의 무능을 '성차별이란 이데올로기'로 방패 삼으려는 찌질하고 부끄러운 이 시대 남성들과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는 속물적 사고에 찌들은 부모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mc²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의 일생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희봉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 20년 만에 다시 읽었다.

출근길 복잡한 지하철에서 읽던 때와는 달리, 책의 전체적인 흐름에 깊이 몰입 되었고, 각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가 가진 의미들이 명료하게 다가왔다. 그 동안 많은 물리학 책을 읽으면서, 피상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내용들까지 이 책을 통해선 내 이해의 수준에 와 닿았다. 이런 깊이 있는 내용을, 이렇게 쉽고도 흥미롭게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해 낸 저자의 능력에 감탄과 함께 감사함을 느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대한 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 있겠지만, E=MC2라는 공식이 가진 의미와 그 역사, 현실적 활용에 대해 궁금했던 사람이거나 원자폭탄의 탄생 배경을 조금 더 뿌리 깊게 이해하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비단, 물리학 뿐만 아니라 역사(세계사, 과학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분명 흥미롭게 읽힐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브의 일곱 딸들
브라이언 사이키스 지음, 전성수 옮김 / 따님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비전공자이자 DNA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에게도 매우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장점을 몇 가지 나열해 보면...


- 일반인에겐 그리 익숙치 않은 소재(미토콘드리아 DNA, mDNA)를 다루고 있음에도 처음부터 흡인력 있고 쉽게 읽힌다.


- 전문 과학 분야를 다룬 글임에도, 연구-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소소한(?) 일들도 함께 이야기해주고 있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고 가끔은 그 현장에 함께 한 듯한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 (전원주택 단지) 옆집에 사는 인류유전학 교수가 이웃 사람들을 초대해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며 자신의 전문 분야와 그에 관한 '무용담'을 진지하고도 털털하게 들려주는 느낌이다.


- 옆집 아저씨의 상상력이 가미된 이브의 일곱 딸들의 생애는 주로 애잔하고 서글프고 신산하고, 일부 평화롭고 아름답고 목가적이다. 책을 읽다 보면, 영화나 다큐로 보는 듯 그들의 삶을 눈 앞에 그려보게 된다.


- mDNA를 활용해, 러시아 로마노프 황제 일가의 시신과 유족들의 신원을 밝혀나가는 과정이나 폴리네시와 유럽의 인구 이동(확산)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 위기에 처한 mDNA 신뢰도를 회복하는 과정 등은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 후반부 내용들은 '총-균-쇠'에서도 다룬 것들이라 함께 읽으면 좋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담의 저주 - 남자 없는 미래
브라이언 사이키스 지음, 이민아 옮김 / 따님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어머니에게서 딸로 전해지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대해 다뤘던 전작(이브의 일곱 딸들)에 이어, 이번엔 아버지에서 아들로 전해지는 Y염색체에 대한 이야기를 전작만큼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들려준다.


작가 본인의 혈액세포를 이용해 백혈구 내 DNA를 꺼집어 내는 과정을 세세하고도 시시콜콜하게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지루할 수 있는 이런 내용을 나 같은 비전공자조차 생생하고도 손쉽게 읽도록 만드는 건 이 분만이 가진 탁월한 능력이지 싶다.


뒤이어 등장하는 Y염색체와 SRY의 발견 과정이나 바이킹과 징기스칸이 퍼트린 Y염색체의 흔적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와의 접점을 찾아내는 내용 등은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mDNA와 Y염색체간 투쟁의 현장, 영화 Ant Man 속 황폐화된 양자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Y염색체 내부의 실체와 그 미래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며 피상적으로만 떠올릴 수 있었던 '주인공 유전자'와 그 인접 세계를 관찰 가능한 형태로 보고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분이 남긴 책이 (국내에) 단 두 권밖에 없다는 건, 무척이나 아쉽고 안타까운 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