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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대한 명상 - 살아있음을 느끼는 35가지 힐링아트
박다위.강영희 지음 / 아니무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죽음에 대한 고민을 삶에 대한 고민만큼이나 많이 하고 지냈다. 왠지 우울해지는 날이면 끄적끄적 유서를 적기도 했었고, 내 몸의 피가 아직 흐르고 있는지 아둔하게도 손목에 상처를 내곤 했었다. 그러던 내게 자살에 대한 명상이라는 이 책은 너무나도 간절히 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했다.
이 책은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낸 결실이다. 스페인 유랑파 그림쟁이가 머나먼 이국땅에서 외로움인지 그리움인지 가득 감성을 담은 그림을 소통자라는 삶을 사는 글쟁이가 이야기를 덧입힌 책이다.
나는 우선 그림만 보았다. 대부분의 그림 속에는 붉은 피가 낭자했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색채들과 왠지 암울한 구조가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리곤 처음부터 천천히 글과 함께 다시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와는 그다지 맞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싶다. 어쩌면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깊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마치 ‘이상’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이랄까. 몽환 중의 읊조림 같기도 하고 지친 동료가 부리는 최후의 주사 같기도 했다. 그게 작가가 하고 싶은 메시징이었을까?
특히나 노랑이야기의 경우에는 나와 글쓴이와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독사에게 물리는 사막의 어린왕자가 떠오르는 그림이었는데... 그래서 그림만을 보며 책장을 넘길 때에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았는데.
물론 사람의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 자꾸 뭔가 이질적인 느낌에 더욱 어렵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쉽게 들을 수 없는 타인의 죽음에 대한 견해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하여 의미 있었다. 그리고 내가 자살을 했을 때에 -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 내 의도와 의지를 타인에게 명확히 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죽을 용기로 살아야겠다는 결의를 다질 수 있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쉽게 생각하여 본인의 목숨이든 타인의 목숨이든 함부로 해하는 세상이다. 이 끔찍한 죽음이 쉽게 퍼뜨려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