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 때문에 산다 ㅣ 한국프로야구단 시리즈 1
김은식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국민학교라고 해야 더욱 맛이 날 듯 하지만) 나이터울이 많이 났던 오빠 덕분에 그 어린나이에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게임의 룰도 잘 모르고 왜 재미있는지 몰랐지만, 조그마한 TV화면을 보며 환호성과 탄성을 지르는 가족들이 보기 좋았고 야구장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소리가 왠지 가슴을 울렸다. 그렇게 야구팀이 총 몇 개 팀인 줄도 모르고 오빠를 따라 OB Bears의 팬이 되었다.

 

사실 팬이라고 하지만 들쑥날쑥한 경기실력은 나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렇다고 다른 팀을 응원하고 싶지는 않았다. 왠지 알 수 없는 저력(?)이 있다고 믿고 있기에 투덜거리고 욕하더라도 누가 물어보든 나는 “OB 팬”이라고 말했다.

과연 내가 이처럼 이 팀의 팬임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책을 읽었다. 역시나 두산의 간판은 ‘박철순’. 두산 팬이 아니더라도 그를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한국 야구의 전설인 박철순 이야기는 책의 대부분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저자도 소상히 다루고 있었다. 그로인한 우승과 그로인한 감동과 그로인한 씁쓸함. 사실 내가 한창 두산을 응원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신앙으로 치자면 냉담시기가 있다고 해야할까?) 그런 내게 박철순은 이름도 알고 대충 뭐했는지는 알아도…였다. 책을 읽는 내내 울컥하고 찡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 프로야구의 첫걸음마부터 함께해 온 그에게 야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 게다.

 

최초의 타이틀이 참으로 많은 두산. 최초의 프로야구팀. 첫 우승팀. 최초 2군을 제대로 운영한 팀. 최초로 전용구장을 마든 팀. 최초로 마무리투수를 기용한 팀. 최초의 프로야구 슈퍼스타를 만든 팀. 이러한 첫 번째의 수식어들에도 불구하고 늘 뭔가 아쉬운 팀이고 기복이 심한 팀인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내가 끝까지 두산을 응원하고, 두산의 패배일에는 소주잔을 기울이게 되는 이유가 뭘까. 책을 다 읽으면서 나는 사실 작가가 두산 팬의 마음이 시원해질 만한 답을 제시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안에서는 이미 답이 나오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근성, 모두가 희망을 버려도 몸부림치며 휘청휘청 상대팀을 흔드는 저력 그런 모습이 팬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아닐까.

 

오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를 딛고 2연승을 올리는 두산을 보며 내가 두산 팬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게 된다. 그리고, 김은식님은 두산팬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ㅎㅎ 뒤이어 나올 7팀의 책들에서는 어떤 이야기들로 엮어갈 것인지 살짝 궁금함을 느끼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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