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마다 시대는 다르고 환경은 다를지라도 성장의 아픔과 재미난 기억들과 각종 사건 사고들이 모여 지금의 그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서로가 다른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추억을 나눌 때 때로 그 이야기들은 옛이야기가 되고 소설이 되고 감동이 되곤 한다. 닮았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비슷한 추억의 조각들을 이처럼 맛나게 풀어놓은 책이 또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이 꼭 누군가를 놀리는 것 같은 운율이어서 대체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고, 그래서 더 바삐 책장을 넘겼다. - 책을 읽다보면 어디에서 이 제목이 나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책장을 넘기다보니 아옹다옹 거리면서도 보듬어 포근한 내 오빠와 언니가 보이고, 더듬더듬 떠오르는 코찔찔 친구들이 보이고, 찾아갈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옛집들이 보이고, 낯설지만 그리운 어린 내가 보였다.

 

1969년 전라도 고흥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작가의 발자취들이 화톳불 이야기 거리처럼 주렁주렁 담겨있는 ‘성태 망태 부리붕태’는 바람결에 날려 오는 옛날 냄새를 닮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몇 이야기는 이렇다.

일명 ‘기지’ 혹은 ‘본부’, ‘아지트’를 만들기 위해 나도 꽤나 노력했었다. 버려진 박스를 주워오고 치워둔 오래된 이불을 끄집어 두었다가 혼나기도 여러 번 혼났었는데 땅굴을 파고 그 안에서 읽은 책은 어떤 느낌이었을지 참 궁금했다. 가난한 살림에 반장이 되어 왠지 의기소침해지고 불안한 마음보다 개인적인 치부를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 참으로 와닿았던 ‘소풍2’를 읽으면서는 가물가물한 국민학교 건물이 보이는 듯 했다.

 

굳이 비슷한 경험이 없을지라도, 때로는 풋~ 하는 웃음을 주고 때로는 뭉클한 감동을 주는 조그마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읽어가며 어린아이들이 “옛날이야기 해 주세요~” 동동거리는 앞에서 껄껄껄 웃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너무나 평범하고 소소해서 오히려 큰 따스함으로 다가오는 향기 좋은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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