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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악원, 우주의 선율을 담다 - 처음으로 읽는 조선 궁중음악 이야기
송지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클래식, 팝, 재즈, 힙합, R&B, 레게, 트로트 세상에는 많은 음악의 장르가 존재한다. 그리고 각 장르별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선입견도 있다. 예를 들자면 클래식은 고품격의 상류음악, 힙합은 젊은이들의 음악, 트로트는 어르신들의 음악... 누가 일부러 그렇게 정리하거나 정해두지 않았지만 젊고 자유분방한 사람이 클래식을 좋아한다고 하거나 팔순을 앞둔 어르신이 힙합을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의외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국악은 어떠한가. 왠지 고루하고 재미없는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까? 중학교 때부터 사물놀이를 배운 사람으로 나름 판 굿이나 민요, 판소리 등에는 관심도 많고 우리 소리를 잘 알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시조, 궁중음악 -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대취타를 듣고 지루함에 기절할 뻔했던 추억? - 은 도대체가 가까이 할 수 없는 장르라고 생각해왔었다.
이 책을 보겠노라 결심한 것은 내가 몰랐던 궁중음악에 대한 견문을 넓히다보면 궁중음악 역시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 귀가 열리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바라던 목적을 이루었다.
장악원이 어떤 기관이고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우리나라의 궁중음악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 그리고 대표적인 9개의 악기에 대한 이야기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신분사회에서 음악인은 대우 받지 못했고 그래서 그 기능과 실력을 폭넓게 양성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참으로 안타까웠다. 유럽의 경우 황실의 음악교사라면 얼마나 나름 부유했었는가. 요즈음의 연예인에 대한 대우와 비교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노릇인가. 특히나 왕이 누구냐에 따라 장악원이나 각종 의례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달랐으니 그 와중에 악학궤범이니 국조오례의 등의 궤서 등이 잘 편찬되어 오늘날에 전하는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낯선 문헌과 용어들에 처음에는 다소 불편했으나 부딪혀야겠다는 의지로 인터넷 검색을 동원하여 책을 읽어갔다. 각종 노래들이 대부분 아직 국악원을 통해 유지되고 있어 여러 차례 거론된 악들을 들을 수 있고 또한 종묘제례의 일무 동영상을 보니 책의 설명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책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 음악을 검색하여 보고 듣고, 우리 음악을 보고 들으며 책을 읽게 되고. 참으로 좋은 경험을 하였다.
특히 4부 악기 편에서 가장 익숙하지 않은 두 악기, 생황과 양금을 검색하던 중 실제 연주소리를 듣고 너무나 감탄을 했다. 이처럼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진 우리의 궁중음악을 자국민인 우리부터 더욱 관심 있게 지켜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전쟁 중에도 우리 음악을 지켜내고자 애썼던 황상근의 마음을 기억해야 하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어색했던 궁중음악들이 들으면 들을수록 편안함을 주는 것을 느꼈다. 여러 대중매체에서 자주 우리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잘 제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조금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준 고마운 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