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8 제너시스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7
버나드 베켓 지음, 김현우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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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SF라고 하기엔 너무나 심오하고, 철학이라 하기엔 너무나 허구스럽다. 그래서 더욱 매력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먼 미래, 세계(공화국이라 해야 할까?)를 움직이는 메카 ‘학술원’에 들어가고자 면접시험에 응시하는 아낙시맨더와 면접관. 총 4교시에 걸쳐 진행되는 면접시험과 중간 중간 쉬는 시간 아낙시맨더의 독백이 이야기 구성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좁은 공간과 짧은 시간의 구성에도 너무나 흡입력 강하게 읽는 이를 끌어당긴다.

학술원에 들어가기 위해 공화국 역사 중 이슈가 된 ‘아담’과 ‘이브’의 사건, 그리고 ‘아트’에 관련한 주제로 면접 준비를 한 아낙시맨더는 아담과 아트를 통하여 ‘인간다운 것’에 대한 고민과 마주하게 된다.

 

인간의 욕심과 오해로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화학무기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해 외딴 섬에 자신들만의 공화국을 세운 집단. 그 집단이야말로 참으로 인간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두려움으로 동족을 공격하고, 두려움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두려움으로 거짓 영웅을 만들고. 이 책에서는 우리가 늘 보고 있는 인간의 방어기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과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어리석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현명하고 감성적이며 스스로 학습하여 성장하는 안드로이드를 만난다면, 나는 과연 그 기계보다 인간이 낫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톨스토이는 사랑이 사람에게 있으며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과연 안드로이드에게 사랑을 운운하며 인간다움을 주장할 수 있을까?



너는 인간의 수명이 짧다고 비웃었지만, 바로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삶에 생명을 불어주는 거야. (131p)

 

아담의 위 대답이 오히려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두려움, 공포를 통해 오히려 살아가는 것.

 

아낙시맨더의 면접주제인 ‘아담’은 정해진 규칙(프로그래밍)을 벗어나 자신의 의지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에 옮기는 것을 사람다운 것이라 주장했다. 그 말에 너무나 공감을 하게 된다. 산술적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에 눈을 둘 수 있는 것이 사람다운 것이고, 그렇기에 사람이 불완전한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기계보다 인간이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사람의 모든 실수들-말도 안 되고 이해할 수 없는 갖은 행태들-을 인간다움으로 수용해야 하는가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과연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기계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다. 기계가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것도 아니다. 우월함의 기준을 무엇으로 두느냐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2058 제너시스를 보면서, 한동안 떠들썩했던 게놈프로젝트와 줄기세포 논란이 떠올랐다. 어쩌면 이 책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점점 좁아지는 세계 속에서 ‘사람다움’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반전이 있는 결말도 인상적이었지만, 작가의 사람에 대한 통찰과 깊은 학식에 감탄을 하게 된다. 각박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생각하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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