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에 도래한 크툴루 신화.이 소설은 같은 배경의 안전예방국 시리즈와는 다르게 (SPC 재단이 생각나면서도)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컬트 종교와 정체불명의 인육 섭취자, 미친 사람들, 무서운 사건이 등장합니다.소설의 문장은 다소 산만하지만 달콤합니다. 전작도그렇지만 반월웅 작가는 1인칭 시점과 그에 준하는 시점에서 개인의 심리를 다루는데 상당한 재능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아마 크툴루 신화가 어떤 사람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조금의 나태한 여유 없이 인물들에게 가차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읽으면서 혈관과 피부가 서늘해지는 느낌,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사실 크툴루 신화는 한국에서 대단히 낯선 것입니다. 생경한 존재입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으나 아직까지도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크툴루 신화가 한국에서 소설로 나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입니다. 그런 와중에 반월웅 작가가 근미래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형체 없는 공포를 가미해놓은 이야기를 만든 것은 한국 장르 문학에 작은 성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북한학과 출신은 어떻게 될까? (뭘 먹고 살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북한학과 졸업생으로 마침 북한이 망하는 바람에 구직난에 시달리는 인물입니다.주인공은 여기저기 구직을 해보지만 전공은 살리지도 못한 채 연거푸 퇴짜만 맞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어느 기업에서 주인공을 채용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글로벌 기업으로 위장한 국제 마약 카르텔. 주인공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이 때문에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줄거리로 소설이 전개됩니다. 안타깝게도 주인공이 북한학과라는 설정은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심각할 분위기에 비해 코믹하게 전개되는 감이 있습니다.그래서 오히려 주인공이 무엇을 하고 무슨 위험에 빠지든 안심하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문체의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구직사생기는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소설입니다. 그러면 이만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광기와 고독과 취향이 잔뜩 섞여들어간 소설입니다. 작가의 취향이 엄청나게 반영되어 있죠. 그래서 약간 리듬을 해치기도 하지만 분위기와 어울려 상당히 하드보일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반월웅 작가님의 이러한 스타일을 좋아합니다.소설은 안전예방국의 비밀 요원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이 비밀 요원은 최고 중에 최고만 선발되며 마약상과 갱단에 침투하는 일을 합니다. 따라서 이들의 신원은 감쪽같이 사라지죠. 즉 없는 사람이 됩니다.주인공은 마약상에 침투하는 임무 수행 도중에 약에 찌들고 죄책감에 마음이 무너져서 미쳐버린 사람입니다. (공교롭게도 주인공의 이름은 판갤에서 유명한 분과 이름이 같습니다.)제가 소설을 전부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소설의 분위기는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리 상태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독자는 주인공을 이해하고 동정하고 그가 내린 결정에 한숨을 내쉬게 될 것입니다.다만 내러티브가 중간에 허물어지는 느낌이긴 합니다만 그것이 모자른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걸작에는 이르지 못해도 수작으로 꼽고 싶은 소설입니다. 리뷰를 마칩니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