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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 명절이야기
강난숙 지음 / 대교출판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들과 함께 읽어본 [소중한 우리명절 이야기] 속에는 내가 모르고 아이들이 몰랐던 명절들도 있다. 전해져 내려오는 풍습인줄 알았건만 명절에 속한다니, 소중한 우리명절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조상의 지혜가 담긴 신나는 전통놀이와 침이 꼴딱 넘어가는 음식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던 것 같다. 명절에 얽힌 재미나는 이야기 또한 풍성하다.
이제부터 명절여행을 떠나보자...
1) 설 ; 새해 첫날 1월1일은 우리 민족이 소중히 여겨 오던 명절이다. 한해의 복을 빌고 좋은 말을 많이 주고 받는 날이란다. 설날에는 가장 먼저 조상에게 차례를 드리고, 웃어른들게 새해인사를 드리고, 글로 대신하는 세배에는 ‘세함’이 있다. 나이를 먹는 떡국을 먹고 복조리를 사서 걸어 두기도 하고 동물이 그려진 그림을 붙여 구신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놀이로는 여자들이 하는 널뛰기와 종이로 만든 연을 뛰우기도 하고, 얼음판에서 팽이를 치기도 하고, 여러마을 사람들이 농사깃발을 들고 기세배를 하는 놀이도 있다.
꼴딱꼴딱 맛나는 음식으로는 떡국과 만둣국, 영양가 높은 잡채가 있고, 호기심 많은 야광귀신 이야기도 있다.
2) 정월대보름; 음력 1월 15일에는 일년 가운데 가장 큰 달이 떠오르는 때이다. 옛날에는 땅을 다스리는 신이 달나라에 있다고 생각했다. 긴 장대로 여러 가지 곡식을 달아 놓는 ‘낟가릿대 세우기’와 밤 호두 땅콩 같은 딱딱한 껍질로 된 과일을 깨물면 부스럼도 막아주고,더위팔기, ‘애들아 달맞이 가자!’하여 뒷동산 모이기도 하고, 달집을 태워 마을의 일들이 잘풀리게 하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싸리나무에 횃대를 만들 횃불놀이도 하고 마을사람들이 모두 즐기는 줄다리기, 여자들이 즐기던 놋다리밟기, 다리밟기 등이 있다. 음식으로는 약이되는 약밥, 다섯 가지 곡식을 섞은 오곡밥, 그 해 여름에는 더위를 타지 말라고 아홉가지의 나물을 하였다. 이야기로는 소지왕때 약밥이 생겨난 이야기가 있다.
3) 한식; 양력으로 4월 5일경에 있고, 농사가 잘되라고 제사드리고 성묘를 하는 것이다. 땅이 풀려 씨앗 뿌리기에 알맞은 시기이고 찬밥을 먹는 날이기도 하고, 여자들이 즐기던 각시놀이와 풀잎을 입에 대고 부는 풀피리놀이와 한식에는 도미와 조기 조개를 이용한 요리가 있고, 불씨를 꺼뜨린 밀양댁 이야기가 실려 있다.
4) 단오; 음력5월5일은 단오에는 부채를 선물하고 창포물에 머리감기, 나쁜 병을 막기 위해 쑥과 익모초 뜯기, 대추가 주렁주렁 열리라고 대추나무 시집보내기가 있고, 옷을 곱게 차려입고 그네뛰기를 하고, 남자들은 황소를 건 씨름을 북청사자놀이가 있다. 썩어도 준치라는 할머니의 말씀처럼 준치국과 쑥떡 앵두화채를 해 먹었고 호랑이에게 잡혀간 정씨의 딸이야기가 강릉 단오제라 한다.
5) 유두; 음력6월15일 싱싱한 여름과일로 사당에 제사를 지내고, 나쁜 귀신이 오지 말라고 몸을 씻으며 물맞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 수박따기와 땅이나 판위에 말밭을 그려노는 꼬니(고누)가 있고, 더위를 타지않고 건강하게 오래살기위해 구슬모양의 유두면과 싱싱한 채소로 쌈을 싸서 먹기도 하였다. 일만하다가 죽은 고씨가 불쌍하여 받한술 먼저 “고씨네”하면서 던져주는 유래가 있다.
6)칠월칠석; 음력7월7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이라서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오는 경우가 있고 은하수를 보면서 점을 치기도 하고, ‘직녀처럼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게 해주세요’하고 빌기도 하고 북두칠성을 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장마가 그칠때라서 책과 옷가지 이불등을 볕에 말리기도 합니다. 밀전병과 밀국수 과일화채등을 만들어 먹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슬픈 견우와 직녀이야기도 실려 있다.
7) 추석; 음력8월15일 곡식들이 무르익고 과일들이 주렁주렁 열리는 때라서 “더도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도 있다.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가고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길 중간에서 만나는 반보기, 추석날 제일 먼저 달을 보면 아들을 낳는 다는 말도 있다. 농사꾼들이 풍물을 치면서 노는 농악과 멍석을 쓰고 소 흉내를 내는 소놀음, 환한 달빛 아래 여자들이 손을 잡고 빙빙돌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강강술래가 있고 ‘피톤치즈’라는 살균물질이 들어있는 솔잎으로 송편을 찌고 위와 장의 열을 내리거나 변비를 예방하는 토란탕을 먹었고, ‘가배’라는 말이 한가위로 변한 이야기가 있다.
8) 중양절; 음력9월9일 홀수가 두 번 겹친날은 복이 들어온다하여 국화놀이와 단풍놀이를 겨울이 되기전 상투풀어 바림쐬기, 놀이로는 토끼찾기와 까막잡기가 있다. 국화로 만들 국화전과 국화주, 화채와 메뚜기 볶아 먹기도 있고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생겨난 이야기가 있다.
9) 동지; 음력 11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고 새알심을 넣어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단다 라는 말이 있고 집안의 잡귀를 모두 물리치려는 뜻이 담겨있다. 물론 동지에는 부채가 아닌 달력선물을 하고 부적도 붙이고, 부처님이 동자승으로 변하여 불씨를 얻어온 이야기가 실려 있다.
10) 섣달 그믐; 음력12월 그믐날은 설날 음식 장만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제일 바쁜날이다. 묵은해에 드리는 묵은 세배와 한해동안 있었던 일들을 깨끗이 정리하는 마음가짐과 집 안팎을 깨끗이 치우고 부엌살림을 돌봐주는 조왕신 맞이하기, 불을 밝혀놓고 밤을 새우는 ‘해지킴’이 있다. 푸른 대나무를 태우는 대불놓기와 편을 나누어 윷가락을 내던지면 노는 윷놀이, 논둑이나 밭둑에서 하는 쥐불놀이, 얼굴에 종이 탈을 만들어 쓰는 도깨비 놀이가 있다. 남은 음식을 말끔히 비벼 먹기도 하고 강정과 식혜를 해 먹었다. 백결선생이 거문고로 방아 찧는 소리를 내어 동네 아낙네들이 몰려와 춤을 추는 이야기가 있다.
홀수를 양의 기운이 들어 있는 양수로, 짝수를 음의 기운이 들어 있는 음수로 생각하여 홀수가 두 번 겹친 날은 복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단오나 칠월 칠석 중양절을 명절로 삼기도 하였다. ‘단오 선물은 부채요, 동지 선물은 달력이다’ 라는 옛말도 있다.
아이들이 항상 물어보는 엄마 아빠의 생일과 제사 날짜가 왜 매년 다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 놓아도 탈이 없다’ 는 속담을 아이들은 배꼽을 잡고 웃겨 하였다. 윤달에 수의를 하셨던 할머니가 문뜩 이해가 되기도 하고, 송편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나는 달을 상징하는 것이기에 하려는 마음으로 기울여 본다.
화이트데이나 발렌타인 데이에 우리의 한과나 떡을 선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이번 추석에는 윷놀이로 가족간의 화목을 다져보면서 올 추석도 풍성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