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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ㅣ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9월
평점 :
인간의 인지활동. 지식. 지혜등 인간의 뇌 활동 전반을 우연과 진화론적 관점에서
쓸모없고 무익다해한 것으로 은근히 비꼬며 썩소를 유발하는 블랙코미디같은 소설
필연보다는 우연.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에 저자의 무게 중심이 실려있는 독창적 소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86년 기준으로 백만년 후의 화자가 백만년 전인 1986년에 있었던
인간 진화단계의 변곡점에서 생겼던 일을 블랙코미디와 냉소적 풍자를 버무려 쓴 소설이다.
다윈의 자연선택론의 기조와 진행방향은 어찌보면 필연인 듯 하지만
또 다르게 보면 확실히 우연의 산물같기도 하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인간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두뇌는 문명발달과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다고하나
그 이면의 독소적인 측면도 함께 증폭되어 온 점을 무시할 수만은 없을 듯 하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를 바꿔 놓은 것이 아니라 갈라파고스 제도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를 바꿔 놓았다. ... 이는 단순한 견해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 준다....
오늘 날은 지적 능력이 줄어든 덕분에 사람들은 더 이상 도깨비 같은 견해에 홀려
주된 일상에서 벗어나 딴데 한눈 팔지 않는다."
"그럼에도 예전 인류에게도 칭찬할 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들의 뇌가 무책임하고,
신뢰할 수 없으며, 소름끼칠 만큼 위험하고,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즉 간단히 말해
전혀 쓸모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어. 영혼은 바로 당신의 뇌가 언제 작동을 멈추게 될지 아는 당신의 일부..
나는 늘 알고 있었어. 그걸 안다고 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저자는 불임이라는 불치병으로 인간은 멸종하고 블랙코미디같은 이유로 유람선이 좌초되어
섬에 고립된 극소수만이 생존한 후 백만년에 걸친 인간진화의 모습이 물고기를 상정한 점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압축적이며 오묘하다.
모든 악과 다툼가 분란의 근원이 되는 쓸데없는 종교. 사상. 생각도 없이 자연에 순응하고
공생하며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가는 백만년 후 진화된 물고기가 된 인간의 모습..
"인간의 계보를 쫒는 무모한 추적.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계의 마크 트웨인이다. - 뉴욕 타임스"
"희극적인 애가이자 역설적인 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이트루이스 포스트"
""아름답고 도발적이며 시선을 사로잡는 소설이다. - USA 투데이"
이같은 미 언론매체들의 평에 군말없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다.
인간의 인식능력. 지적능력을 제거하면 인간은 과연 평화로운 동물이 될 수 있을까..
진화의 어느 단계에서 인간이 물고기가 되면 인간은 행복하고 평온할 수 있을까..
책을 덮고 또 한가한 시간에 다시 생각해봐도 .. 글쎄 꼭 그렇지만은 않지 싶다.
찰리 채플린의 블랙 코미디는 무성 풍자영화라면 이 소설은 언어적 유희도 경험할 수 있다.
발상이 독특했지만 단발성이 아닌 견고하게 지속된 보기드믄 소설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