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리듬으로 산다 - 나를 지키기 위한 적당한 거리 두기 연습
김혜령 지음 / 시공사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관계 맺기에 서툰 당신을 위한 그림 에세이.

나를 지키기 위한 적당한 거리 두기 연습.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페이지를 펼치고 우선 휘리릭 넘겨본다.

오~ 일러스트 그림이 참 좋다.

따뜻하고 친근하고.

오늘 오랜만에 만난 동네분이 냄새 알러지가 있다고 했다.

먹는 것 말고도 먼지 알러지, 햇빛 알러지는 들어봤지만 냄새 알러지는 처음이다.

증상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일정시간 지나면 뒷목이 땡기고 고개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몸이 힘들어 진다고 한다.

세상에는 참 무수한 냄새들이 있는데... 특히나 이분은 모임 활동이 많아 자주 사람들과 식당에서 함께 해야 할 기회가 많다.

그럼 어떻게 하지?

냄새가 심한 음식의 경우 피하는건 당연하지만 먹을 수 없는 경우도 많아 그냥 물 말아서 간단한 반찬이랑 먹기도 한다고... 아무리 상에 음식이 많아도 그림의 떡만도 못하게 된다.

먹어서 탈 나는 건 안먹으면 그만이지만 냄새는 어찌할 수 없으니... 참 세상 살기 힘드시네.

내용중에는 각자 사람에게 1일 적정 인간량이 있다며 하루에 만나게 되고 소통하게 되는 사람의 량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어에 대해서는 많이 듣고 읽어본적이 있다.

그래서 남자들은 직장이나 사회에서 하루의 소모 언어를 모두 소진하고 집에 오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쉬고 싶어하고 여자는 하루의 소모 언어가 남아서 돌아온 가족들에게 그 언어를 소통하며 소진해야 해서 서로 힘들어 한다고 한다.

또 사람마다의 그 소모량이 다르기도 하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가진 리듬안에서 살아간다.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짧게 짧게 담백하게 적어놓았다.

거기에 눈길 가고 내용에 어울리는 일러스트 그림들이 편안하다.

사실 특별한 ... '이런 이야기 처음이야'할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 건 아니다.

'어, 이건 좀 특별하네'하는 내용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은 이미 알고 있고 공감하고 있던 것들이다.

그래서 더 편하다.

이미 알고 있고 나도 생각하던 걸 누군가가 나도 같은 생각이야 하고 공감해주고 같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

몇일 전부터 노트 한권을 곁에 두고 떠오른 생각을 적기 시작했다.

표지에는 제목도 적었다.

[끄적 끄적]

앞으로는 하늘을 보다가 햇살이 좋아서, 구름이 이뻐서, 비가 와서, 눈이 내려서, 꽃이 피어서 등등 일상의 단편들을 담을 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우선은 좀 깊이 생각하게 되는 걸 적고 있다.

세상이 떠들석 해지고 있는 요즘같은 때에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내가 쓴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등등.

지나가 버리면 내가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그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속 어딘가에는 있겠지만 떠올릴수 없을 것이기에 언제 내가 이 글을 읽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줄 한줄 쓰면서 다시 내 생각과 만나게 된다.

혹시 모른다.

이렇게 모인 글들을 가지고 나도 언젠가 한권으로 엮게 될지도.

노트에 펜을 들고 손글씨를 쓰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이런 저런 상념에도 젖어보고 ...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며 오타도 나고 수정도 하고 다시 돌아가 문장을 다시 손보기도 하는 것이 아닌 쭉 적어나가는 기분과 내 글씨를 보는 것이 참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하다.

세상에는 o x , 흑 백, 맞고 틀리고 식으로 이거 아니면 저거를 선택하고 규정지으려는 상황들이 많다.

그러나 틀리고 맞고가 아니고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그런 상황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나는 커피 교육을 하거나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이거 아니면 이거'가 아닌 다양한 상황과 받아들임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한다.

이게 좋고 저게 좋고가 아닌 내가 기준이 되어 내가 좋아하는 그것을 찾는 것~ 남들 눈치 보느라 머뭇거리는 것이 아닌 내 주관을 가지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할 수 있는 각자의 리듬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다양하게 해 볼 수 있게 담겨진 내용들이어서 즐거운 리듬을 느낀 시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