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리 블라이의 세상을 바꾼 72일 넬리 블라이 시리즈
넬리 블라이 지음, 김정민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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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오기 전... 그보다는 이 책을 읽기 전이 맞겠다.

넬리 블라이라는 여인에 대해 들어본적도 아는 내용도 없었다.

출간에 부처에서도 옮긴이가 적었듯이 그녀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녀에 관한 대표적인 책 2권... 72일간의 세계일주와 정신병원에 스스로 들어가 실체를 파헤친 10일간의 잠입취재기를 접하고 동시에 한국어 책으로 출간해준 출판사와 옮긴이 덕분에 그녀의 매력을 제대로 만날수 있게 되었다.

2권중에 어느 걸 먼저 읽을까? 선택의 순간에 난 72일을 골랐다.

왜.냐.면... 그녀가 세계일주에 영감을 얻은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나도 이미 재미나게 읽었었기에 그녀가 떠나는 세계 여행의 일정을 먼저 만나고 싶었다.

정말 꽤~ 오래전, 청소년기에 읽었던 소설이라 어느새 부분적으로 기억하고 많은 내용들이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그녀가 떠난 세계일주 여행지들이 '80일간의 세계일주' 여행과 맞물리는 것은 아니고 같은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니지만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 여러 나라의 비교되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빠져들게 한다.

보통 우물안 개구리라는 말을 많이 한다.

늘 익숙하고 같은 곳에서 같은 사람들과 상황들에 메어 있어서 사고가 한정적인 경우를 이야기하는데 딱 그 상황을 탈피하는 제대로 된 방법이 여행인것 같다.

1887년 미국은 여성에게 참정권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지역신문에 여성폄하 칼럼을 보고 반박글을 기고하면서 편집장의 눈에 띄어 기자의 길을 걷게 된 여성.

23세에 정신병원에 잠입해 취재해서 세상에 병원의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하고 2년후 25세에 소설'80일간의 세계일주'에 영감을 얻어 80일보다 짧은 기간에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실행을 한 여성.

지금과는 다른 여성에 대해 그렇게 우호적이지도 않고 사회생활의 제대로된 처우가 있던 시대도 아닌 때였다.

미국만 그러했을까?

시대의 상황을 어디나 다르지 않다.

그녀가 미국저지시티를 시작으로 영국런던, 프랑스 아미앵, 이탈리아 브린디시, 이집트 포트사이드, 예멘아덴, 스리랑카 콜롬보, 말레이시아 패낭, 싱가포르, 홍콩, 일본 요코하마,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카고를 거쳐 첫 출발지인 저지시티.뉴욕으로 돌아오기까지 72일의 여행 이야기를 담았다.

그녀가 지나왔던 여러 나라와 도시들, 사람들, 배나 열차 등 다양한 운송수단들, 여러 직업군의 사람들과 환경 및 각 나라가 가지는 문화의식과 사람들의 생각이나 생활방식의 차이에 대해 느끼고 경험하게 되는 내용들이 흥미롭다.

시대적인 상황을 볼때 지금보다는 그 차이나 반응들을 느끼는 폭이 상당히 컸을것 같다.

긴 시간을 여행하며 그녀가 가져갔던 물건들이나 가방의 크기도 놀랍고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남성의 여행기와 실제 여행을 한 여성의 상황이나 관점도 다르기에 그 차이를 느끼는 것도 나름 재미가 더 있는것 같다.

여행 초반에 그 소설을 쓴 원작자와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의 서재를 둘러보는 일정이 의도했던것은 아니지만 시작부분에서 이루어져 더 느낌 좋게 시작된것 같다... 솔직히 그 서재를 나도 실제로 보고 싶었다. 

청소년기에 읽었던 세계일주는 그저 흥미롭고 미래에 대해 나도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게 했지만 중년으로 접어드는 현재에 읽는 세계여행기는 궂이 기간을 단축해서 빡빡하게 일정을 이어가야 하는 여행이 재미로 집중하는 만큼이나 가끔 멈추고 반대적인 생각을 하게도 한다.

얼마전 읽었던 '느링느링 해피엔딩' 100만분의 시간인 약 2년동안 일가족의 느긋한 여행기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정해진 시간을 달성하는 경기같은 여행기가 빡빡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그 시대는 지금처럼 운송수단이 빠르지 않아 이동하는 시간의 공간안에서의 이야기들이 그래도 여유를 느끼게 한다.

나라마다 사람들의 생각이나 대하는 방식의 다름도 그것에 반응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같이 느끼고 반응하게 되는 몰입의 즐거움도 있다.

우리나라안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외국 다녀오면 여기서 지내면서 불평하던 것들이 다 좋게 보이고 너그러워진다고^^

외국 나갔다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우물속에서 그것만 보고 있던 시야나 생각이 많이 보고 느끼고 달라지기 때문일것이다.

그래서 그녀를 따라 지금보다는 좀 느리게 다녀온 세계여행의 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같이 경험하고 그녀의 성취와 성공에 같이 기뻐하고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더불어 읽는 이들에게 용기와 의욕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것 같다.

초반에 써있던 것처럼... "진심으로 원한다면 할 수 있어요. 문제는, 당신이 그걸 원하느냐는 거죠." 그녀의 행동과 생각, 말을 떠올리며 나는 정말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상황에서 진정으로 원하고 그 원하는것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는가? 를 생각하게 한다.

그녀에 관한 책이 2권이라 그녀의 세계일주 이후의 종군기자 생활이나 여러 활동의 모습들을 담은 다른 책들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도 초반에 옮긴이가 그녀의 삶에 대해 알아본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책속에서 만날수 없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조금은 알고나서 책을 읽게 된것도 아주 괜찮았다.

그녀의 정신병원 잠입기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담백하게 힘뺀 여행기와는 다른 흥미진진 아슬아슬 쫄깃거리는 병원 이야기가 담겨있을것 같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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