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섬으로 가다 - 열두 달 남이섬 나무 여행기
김선미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앞 서문에 저자가 어찌해서 남이섬을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놓았다.

사진작가 김영갑님의 책을 들고 마라도까지 찾아가기도 했다는 저자가 김영갑님이 뭍으로 올라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남이섬이었다고... 그동안 왜 남이섬을 찾지 않았을까에 대해 질문해 보며 오로지 섬에 머물며 섬 사진을 찍던 김영갑님이 2번 남이섬에 머물며 찍었던 사진을 보고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

가을과 겨울 사진만을 남기고 병으로 봄과 여름의 나무는 찍지 못했다는데... 그래서 그 계절의 나무를 만나고 싶었다고.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매달 3-4일씩 머물면서 섬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들을 담았다.

제목만 보면 책 내용에 나무 이야기만 온통 있을것 같고 사진들도 나무 사진들로 가득할것 같다.

그러나 생각보다 나무에 집중되어 있지는 않다.

나도 왜인지 모르지만 이제껏 남이섬에 가본적이 없다.

서울에서 그렇게 멀리 있지도 않고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곳.

그 근처로 회사 워크샵도 다녀왔고 남이섬 앞 강에서 바나나보트도 탔었다.

그.런.데... 왜 그 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았을지?

저자가 서문에 썼듯이 나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런 유원지 같은 곳으로 남이섬에 대해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싶다.

너무 유명한 곳, 영화, 책 등에 대해서는 도리어 관심이 뚝 떨어지는 좀 삐닥한 성향이 있어서 ㅎㅎ 그런 무관심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이 참 고맙다.

남이섬의 나무에 대해,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에 대해, 방문한 이들이 섬에서 보여주는 여유와 일탈에 대해, 자연의 어우러짐과 12달 변화와 변화속에서 드러나는 예기치 못한 경험들에 대해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관심을 끌어당긴다.

1년 12달 매달 그곳을 찾아서 저자가 보았던 변화들과 섬의 여러 일정들을 같이 따라가 볼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수는 없을것 같아... 계절별로라도... 1년에 두번... 한번이라도 찾아가서 저자가 느끼고 보고 온 그 시간들을 경험해 보고 싶어졌다.

무엇보다 시작하면서 알려준 남이섬이란 이름과 언제부터 섬이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좋았다.

잠시후 다시 정정이 되는 정보였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섬이었던 남이섬에 얽힌 이야기를 역사속에서 만나게 된 내용도 좋다.

스토리텔링이 요즘은 어느 분야에서든 인기인데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이 들려주던 옛날옛적에~ 이야기나 마당놀이 등등 공감하고 집중하게 하던 방식들이 다 같은 형식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장소에 대해 나무에 대해 뒤집어진 애벌레를 보며 잡아먹히고 잡아먹는 것 조차도 하늘의 섭리임을 거기에 관여하는 것이 순리를 어긋나게 하는 것임에 대한 생각이나 무수하게 쌓인 눈을 치우는것에 도리어 만족해 하는 분, 나무의사가 되어 옮겨심고 전지해주고 정리해주는 이유들을 들려주며 삶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모습, 남이섬 곳곳의 위트와 생각을 담아낸 푯말들 등등 남이섬이 지금의 섬의 모습과 여유, 인기를 얻게 된 무수한 손길들, 생각들을 같이 떠올리게 된다.

여러 나무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삶에 대해, 자연에 대해, 세상의 이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뒤에는 남이섬에서 만났던 많은 나무들을 색인처럼 사진과 내용으로 짧게 정리해 놓아서 궁금한 나무들에 대해 집중해서 볼 수 있다.

꼭 남이섬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아니기에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본적 있지만 딱히 이름을 몰랐던 나무들을 알수도 있어 좋다.

헉 148개의 나무들. ㅎㅎ 남이섬에는 정말 많은 나무들이 있네.

본래 남이섬에는 이렇게 많은 나무들이 있었던 것은 아니란다.

그.러.면... 누군가가 심었고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들어 왔고 이동하는 이들에 의해 다른 뭍에서 옮겨져 왔을 것이고... 그렇게 세상은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그렇게 어울려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미세먼지로 요즘 고생중인데... 중국을 생각해 보다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떠올린다.

한순간에가 아닌 시간이 소요되고 꾸준한 것에 대한 결과가 가져온 결실과 결과들에 대해.

조만간 나무를 보고 시간을 느끼고 저자의 감성을 쫒아 남이섬을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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