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하지만 뾰족한 -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그림 같은 대화
박재규 지음, 수명 그림 / 지콜론북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참 잘 어울리는 책이다.

그림을 그린 소재가 무얼까? 궁금하고 그 그림의 자연스러움과 담백한 느낌이 참 좋았다.

단순한 연필은 아닌것 같고 살짝 거친 목탄의 느낌인데 상당히 부드럽게 표현했다.

그림 도구들이 무수히 많으니 어울리는 어떤 소재를 사용했겠지!!

색상 선택에 대한 감각이 부족해서인지 나는 단순 스케치를 해보곤 한다.

콘테를 가지고 그렸던 그림이 참 마음에 들어서 어설픈 실력이지만 가끔 꺼내보고 뿌듯해 하곤 하는데... ㅎㅎ 이 책을 보고 나니 다시 작은 것부터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랜만에 살짝 설레어본다.

내용에 있어서도 저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깊이가 참 따스하고 스미듯이 다가온다.

보통은 잔잔한 마음의 호수에 누군가가 돌을 던져 파장이 일어나는 걸 많이들 표현하곤 한다.

이 책도 시작부분에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그 파장에 대해 의도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일것인지 겨울의 얼어버린 호수에 돌이 튕겨 뒹굴듯이 거부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 생각도 마음도 머물게 한다.

누군가의 돌팔매에 아파하거나 거부하거나 휘둘리는 그럼 마음에 대한 것들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하고 그런 관점을 갖게 되기 쉬운데 그것을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 볼수 있게 한다.

에세이들의 특징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식이다.

그래서 단순한 끊어지는 문장이 아닌 부드럽게 전하는 문장이다.

그림과 어우러져 그림이 가진 부드러움 만큼 글도 그렇게 다가온다.

' .... ' 누군가에게 묻는 물음을 명확히 적어두지 않고 그저 질문을 던졌음을 표시했단다.

그에 대한 답변을 담은 내용을 통해 질문과는 별도로 생각해 보게 하는 방식??? 이것도 독특하다.

정확히 어떤 질문을 했을까? 초반에는 살짝 궁금했지만 어느새 그건 궁금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답변에 읽으며 왠지 음성 지원이 되는듯 내 스스로 답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문체가 대화체 여서 이기도 하지만 내가 책 속의 그 누군가인듯 감정이 이입되어 소리내어 보고 내 삶도 돌아보고 생각도 같이 해보게 된다.

그래도 다행이고 감사한것은 저자의 따스한 감성처럼 나도 내 삶을 꽤 사랑하고 주위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름 상담 아닌 상담으로 누군가를 위로해 주기도 하고 있기에 세상을 대하고 보는 눈과 생각, 마음을 가졌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해 준 그 감성과 내 생각이 만나 가끔 내게 와서 투정도 부리고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고민과 근심으로 어둡기도 하는 녀석을 더 깊이 토탁여 줄수 있을것 같다.

서랍속에 넣어둔 그림 도구들을 꺼내 저자가 그린 그림들을 우선 따라 그려봐야겠다.

비슷하게 그리기도 쉽지 않을듯 너무나 부드러운 느낌이라 그리면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살짝 아쉬울수도 있겠지만 따라 그려가면서 또 다른 느낌들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수명... 아마도 본명이 아니지 않을까 싶은데? ㅎㅎ 박재규님의 글도 수명님의 그림도 서로 잘 어울리고 잘 만난것 같다.

덕분에 마음 따뜻하고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다양한 주제들과 내용들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참 좋았다.

앞서 읽었던 다른 책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 다음에 만나게 될 이야기들도 기대해 본다.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그림 같은 대화... 부제가 주는 느낌 그대로 164가지의 따뜻한 대화를 가질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