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링느링 해피엔딩 - 세상에서 가장 바쁜 아빠와 세상에서 가장 느린 딸이 보낸 백만 분의 시간
볼프 퀴퍼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앞부분의 저자이력이나 뒤에 있는 볼프 퀴퍼씨네 4인 가족의 여행을 담은 사진들을 접하지 않은채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읽었다면 그냥 1,000,000분의 시간의 여행을 담은 소설이려니 하고 생각할 수 있을것 같다.

독일 본에 살고 있는 정신없이 빠른 시간을 살아가는 아빠와 근육실조증을 앓고 있는 딸 니나의 삶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니나는 빵 먹는 데 19분, 100미터 떨어진 가게 가는데 25분, 찍찍이 신발 한 쪽을 신는 데만도 4분의 시간을 써야한다.

스스로 그 시간들을 통해 임무를 완수하듯 살아가는 니나는 그 삶의 시간속에서 무수한 인내와 도전을 하며 살아간다.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과 주변인들도 그만큼 인내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4살의 니나는 아빠 볼프와 엄마 베라, 남동생 시몬과 살고 있다... 니나는 동생을 '미스터 시몬'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모른다고 ㅎㅎ

보통의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니나는 장애아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니나의 가족들은 니나를 그냥 그 모습 그대로 대하고 있다.

니나가 꿈꾸는 미래의 되고 싶은 꿈에 대해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리라는 것에 대해, 일반적인 아이들의 경주속에서 결코 따라잡을수 없는 차이에 대한 받아들임 등에 대해 걱정하고 이해시키는 것에 대한 고민의 내용들은 있지만 책속 어디에도 니나를 장애가 있는 아이로 대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세상 어느 부모가 다른 아이들과 같지 않은 지극히 느림을 가지고 있는 아이를 기뻐할수 있을까?

니나가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 박사의 상담에서 보인 반응은 지적인 장애가 아닌 아이가 가진 무한히 넓고 깊은 상상력과 관련이 있었다.

니나를 재우던 어느날 "아빠, 우리한테 백만 분의 시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주 멋진 일만 생기는 백만 분, 그치?"   

이 한 마디로 해서 시작된 백만 분의 시간 여행을 이 책은 담고 있다.

백만분의 시간을 얻기위해 집의 온갖 물건들을 처분하고 달랑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짐만을 챙겨 떠난 결단력이 놀랍다.

앞 부분은 아빠 볼프씨가 얼마나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인지를 담고 있다.

근육실조증을 앓고 있는 니나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말에 대한 신경학과 의사의 설명 " 젓가락으로 신발끈을 한번 매 보세요. 이때 손가락 관절마다 15키로그램짜리 아령이 매달려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정말 상상만으로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4살의 여자 아이와 그보다 더 어린 남자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느링느링 여행이야기다.

그렇게 느링느링한 여행에서 너무나 여유있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며 함께 하는 놀이와 일상,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특별할것 없지만 너무나 특별한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중간 중간 살짝 가슴이 뭉클해진다.

왜?

모르겠다... 그냥 그 순간이 다가온다.

지금은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가족들.

니나도 궁금하고 가족들의 모습이 궁금했다.

중간중간 여행 사진들을 넣어두어도 좋았겠지만 편집은 여행의 사진들을 뒤에 모아놓았다.

약 2년의 시간동안의 여행에서 자라나는 니나의 모습이 보인다.

가족의 밝은 모습과 책속 여행지의 몇몇 장소들도 보인다.

니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늘 느링느링 살아갈테고 가족들은 그런 그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할 것이다.

가족들은 백만 분의 시간을 함께 여행했지만 그 여행이 끝이 아니라고, 다시 독일로 돌아와서 살아가는 인생속에 그 시간은 고스란이 함께 하고 있다고... 인생이 여행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내가 먼 어딘가로 가서 경험해 보지 않았을뿐이고 앞으로 내일, 한달후, 1년뒤 .... 어느 순간에 어디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지 모르지만 니나의 백만분의 시간의 소원처럼 내 시간들도 내 희망과 내 열정과 꿈을 담고 1분, 10분, 100분... 그렇게 채워지고 담겨서 같이 가게 될 것이다.

니나의 소원을 통해, 아빠와 엄마의 결단을 통해 멋진 백만분의 시간에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마음이 나도 모르게 뿌듯해지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또 다시 계획되고 실행될 니나네 가족의 여행이 기대되고 그 소식이 기다려질것 같다.

그들의 시간에 버금가는 내 시간도 매일 매일 순간 순간 채워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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