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레시피 - 요리 하지 않는 엄마에게 야자 하지 않는 아들이 차려주는 행복한 밥상
배지영 지음 / 웨일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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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실제 군산의 고등학생 제규의 가정과 그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면 참 이상적인 내용을 다룬 소설이라 생각할수 있겠다.

그러나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실제란다.

내용이 2016년의 이야기까지 있으니 제규는 올해 고3이 되어 있겠다.

고1 ... 어느날 야자를 하지 않고 저녁밥을 하겠다고 집으로 간다는 제규나 그것을 허락하는 선생님도 흔하게 생각되는 모습은 아니다.

이 책은 재규의 엄마가 쓴 책이다.

재규가 요리를 시작하기 전까지 집에서 요리를 책임진 사람은 엄마가 아닌 아빠다.

그럼 아빠가 가사를 책임지고 엄마가 일을 하나?

아니다.

아빠의 직업은 정확히는 나와있지 않지만 저녁에도 꽤 일이 바쁜 분이다.

그럼에도... 들어와서 저녁을 만들어 놓고 일을 마치러 나가는??? ... 그것도 전혀 불평하거나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모습이다.

어느날 저녁을 하겠다는 재규로 인해 아빠가 부엌에 들어가는 일이 줄었다.

단지 고기 요리가 많은 재규의 식단으로 인해 육식보다 채식을 더 즐기는 엄마의 입맛을 잘 챙기는 역할을 한다.

10살 어린 동생의 간식도 챙기고 저녁뿐 아니라 아침에 깨워야 일어나던 재규는 스스로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까지 해 먹고 학교를 가고 있다.

그저 요리가 좋아서기도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생각하면서 열심히 요리 프로그램을 보고 조리학원을 다니고 영화에 나왔거나 방송에 소개된 요리를 해보고 다른 식당에서 먹었던 요리를 만들어 보고 한다.

그저 요리를 하는걸 좋아하는것 뿐 아니라 친구들 데려와서 요리 해주고 할머니 할어버지, 이모, 고모를 위해 가족들을 위해 여러 요리를 하는 배려함과 베푸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공부를 하지 않고 요리를 열심히 하는 아들을 말리지 않고 원하는 대로 지원해주고 믿어주고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 대화를 해 나가는 부모의 모습도 흔하지 않다.

솔직히 너무나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이 보인다.

재규는 행복한 아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걸 마음껏 할수 있으니...

재규의 엄마, 아빠는 행복한 이들이다.

자식이 스스로의 길을 정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더욱이 동생도 챙기고 주위도 챙기고 가족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즐겁게 하는 건강한 자아를 가졌으니...

동생 꽃차남은 행복하다.

부모와 형의 사랑과 돌봄을 가득 받고 있으니...

나도 요리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걸 좋아한다.

맛있는거 만들면서 여기저기 연락해서 같이 나눠 먹기도 하고.

그래서 요리하는 즐거움을 안다... 물론 만들고 먹고 치우느라 고생은 하지만 그 고생이 그렇게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 억지로 하는게 아니니까.

아마도 재규의 마음도 그럴것 같다.

그러니 억지로가 아닌 자발적으로 재료사다 요리하고 뒷 청소까지 하는 든든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일게다.

작년에는 <지식채널 e>에서 촬영을 해서 방송에 내기도 했단다.

나는 물론 못봤지만 어떤 방향이었을지 알것 같다.

그리고 그 방송을 찾아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규의 얼굴도 보고 싶고 재규가 만드는 요리도 보고 싶다.

저자인 엄마 배지영님의 밥벌이는 아마도 글쓰는 일인것 같다.

돌아가신 시아버지를 인터뷰 하고 재규를 인터뷰 했다는 내용이나 책 내용의 전개가 엄마의 입장으로 쓰면서 중간중간 재규의 관점에서의 글이 나오는걸 보니 주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 내용을 글속에 소개하며 자연스런 일상의 이야기들을 글로 쓰는것 같다.

글 표현이 자연스럽고 흡입력있게 재미나게 표현된다.

그 일상을 그냥 그대로 보고 있는 그런 느낌.

그래서 읽어나가며 중간중간 혼자 큭큭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보통 뭐 현실남매니 현실친구니 하는 표현들을 쓰듯이 투닥투닥 하면서 서로 위하며 살아가는 현실가족의 리얼한 감성이 그대로 전달된다.

제목이 <소년의 레시피>이듯 재규가 요리하는 내용과 그 요리를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를 알게 되고 가족들의 반응과 레시피가 소개된다.

요리를 하면서 스스로 자신없어 하고 주변의 반응에 민감해 하는 10대 소년의 감성도 잘 담았다.

재규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모르지만 스스로의 길에 대해 돌다리 두드리며 차분히 참 바르게 커 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그 마음과 생각을 인정해주고 알아준 선생님, 부모님, 동생, 친구들, 할머니.할아버지, 이모, 고모 등 주변분들의 격려와 신뢰가 있었기에 재규는 스스로 꿈을 갖고 그 길을 당당히 가고 있는 것이다.

정말 3박자가 제대로 맞물려 톱니 돌듯이 잘 돌아가는 느낌이다.

이렇게 자신의 길을 밀어주고 잘 다독여주고 격려와 방향을 제시해주는 어른들과 주변인들이 많았으면... 우리 청소년들이 이렇게 건강하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재규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고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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