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꾸기 - 최남길 캘리그라피 에세이
최남길 지음 / 소통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캘리그라피 에세이... 보통의 캘리그라피 책들이 몇몇 의미있는 문장과 그림, 이쁜 글씨들이 펜으로 따라 쓰기 쉽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책은 조금 다르다.

붓펜을 이용한 수묵화와 글씨다.

생각하게 하는 짧은 글들도 있어 잠시 페이지를 멈추고 내용속으로 빠져보고 옆 페이지에 곁들여진 그림과 글씨를 들여다본다.

붓으로 그려진 그림과 글씨는 흐름이 있다.

멈추지 않고 어딘가 끊어지것이 없는듯이 흐르는 흐름이 내용과 연결되어진다.

그냥 내 멋대로 글을 써본다.

다른 캘리그라피 글과 글씨는 그 모양대로 따라해 봤다면 이 책에서는 그냥 내 느낌대로 써 내려간다.

붓펜이 그런 느낌을 각자 표현하기에 어색하지 않게 해준다.

솜씨가 부족해서 그림은 어설퍼 지지만... 특히나 먹물이 검정색만이라 색을 표현할수는 없지만... 뭐 가지고 있는 색연필이나 물감을 같이 조화롭게 매치해도 될것 같다.

에세이 하면 그래도 조금은 길이가 있는 내용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에 적혀있는 내용들은 에세이 보다는 그냥 시 같은 느낌이다.

또는 짧은 생각, 명언 그런것.

 

P80 숲 --- 숲이 부르는 마음이 부르는 그 속에서 한나절 ... 어릴적 가끔 아산에 올라 늘 즐겨찾던 키 작은 소나무 아래서의 휴식이 떠오른다.

 

P92 어머니 꽃신 ---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청춘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 옷서랍 밑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내 어머니의 젊은 시절 사용하던 옷재단 내용이 담겨진 노트는 가끔 들여다 볼때마다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이 아니어도 떠올리던 분인데 어느새 내 삶이 다른 것들로 너무 많이 분주해져 버렸나? 문득 생각해보니 어머니를 떠올린게 언제였던지?

이 내용이 내 어머니를 그 노트를 떠올리게 한다.

 

꼭 잘 써야하고 잘 그려야 하는건 아닐텐데 완벽이란 것에 메어있는 나 자신의 보이지 않는 굴레를 또다시 느낀다.

그냥 생각없이 누가 보던 말던 섰다가 버리더라도 그냥 그렇게 마음에 생각이 다가오는 것들을 적어나가는 연습을 해야겠다.

내가 생각해도 참 이런 생각을 할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꿈꾸고 잠시 후에 내용을 잊어버리듯 그렇게 생각도 흘려버리고 만다.

흘러 떨어져 어디로 사라지기 전에 노트 한 곳에 머물도록 하는 연습은 꾸준히 해 주어야만 습관이 되고 내 삶이 되고 내 이야기가 될것이다.

나도 내 마음을 가꾸어야겠다.

 

짧은 이야기와 글, 그림이 여백의 미를 더하며 가슴에 잔잔하게 다가왔다.

귀한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아 건네주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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