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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
마이클 스미스 지음, 서영조 옮김 / 지혜로울자유 / 2017년 3월
평점 :
표지속 한 남자가 인상적이다.
귀를 덮는 후드티 모자같은 털모자를 쓰고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그의 모습은 흑곰을 연상시킨다.
깊게 자리한 이마와 입주름이 강인하고 다부진 모습이지만 눈빛과 표정에서 따스함과 다정함이 느껴진다.
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세상에 알려진 남극 탐험의 영웅들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접했다.
그들에 대한 영화나 책들도 꽤 있다.
그러나 표지 사진속의 남자 톰 크린의 이름은 생소하다.
아문센, 스콧, 새클턴 같이 남극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들의 곁에서 그 힘든 여정과 감격의 순간을 함께 했던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톰 크린이란다.
그들은 각자 남극을 밟고 세상에서 칭송받고 이름을 남겼지만 그 모두와 함께 하며 세번이나 남극을 탐험했던 진정한 영웅.
그러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람.
이 책은 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떤 길을 가고 누구와 만나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에 대해 차분히 풀어놓았다.
톰 크린의 전기인셈이다.
그가 사람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가족, 친구, 동료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간적인 따스함을 느낄수 있다.
남극은 최저 영하 61도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얼마전까지 추운 겨울을 지나 이제 봄이 왔다.
겨울을 떠나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것을 시기하는 꽃샘 추위로 여기저기 환절기 감기로 고생들 하고 있고 따뜻한 볕에서는 좋지만 그늘진 곳에서는 으슬으슬 할만큼 날씨의 기복앞에 사람들은 움츠러 들곤 한다.
작년 겨울이 참 추웠는데 그래봤자 서울이 영하 10~20도 사이일뿐이다.
여기저기 수도가 동파되고 물이 얼어 동네 목욕탕을 따로 가야 할 만큼 몇십년만의 추위였다.
그러니 영하 61도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1900년대 그 당시는 지금처럼 장비나 옷이 좋지 않은 때였는데... 책속에 간간이 삽입되어 있는 사진들속 모습들이 열악한 환경을 그대로 알수 있게 한다.
다친 동료를 구하기 위해 험한 길을 헤쳐나간 그의 이야기는 거의 신화 수준이다.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신력의 한계가 없는 남자.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자.
함께 했던 이들에게 인정을 받고 찬사를 받고 남자.
군인으로 탐험가로 성실하고 의지력을 가지고 임무를 완수한 남자.
그의 대단한 업적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것이 그의 신분이 평범한 농민의 아들이었기 때문이고 그가 겸손하였기 때문이라지만 참 아쉽다.
만약 지금의 시대를 살았다면 이미 그의 동료들이 SNS나 인터넷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상 많은 사람들이 알수 있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인간이 아니다.
그가 탐험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왔을때 지극히 건강한 모습을 보였을 정도라니...
무수한 사람들이 탐험을 하면서 얼어죽고 다치고 극한의 고통을 겪으며 후유증을 앓았을텐데... 그의 의지는 그의 몸과 일체형인가보다.
이제라도 그의 인간미와 업적이 세상에 드러나고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다행이다.
또한 그들의 남극을 탐험하고 그 와중에 겪었던 무수한 일들을 통해 너무도 먼 남극의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의지, 도전정신에 대한 것들을 함께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그들이 겪은 고통과 위기의 순간들에 함께 가슴 졸이고 안타까운 결과들에 같이 마음 아프고 위대한 성과들 앞에 놀라고 감탄할수 밖에 없었기에 그 감정의 다양함을 경험하게 된다.
엄청난 고난과 고통의 시간들을 다 이겨냈지만 그는 해군에서 의병 제대를 했다.
특별한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참 아이러니다.
그에 대한 평가들은 모두 긍정적이고 높이 평가하는 칭송들이다.
그의 의병제대를 해군의 손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가 건강하게 제대를 했다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그가 30여년을 떠나 있다 돌아간 고향에서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 이야기들까지 그의 삶의 중요한 이야기들을 전체적으로 잘 담았다.
어느한쪽에만 치우쳐 살아가지 않고 일도 가정도 사람들도 모두 귀하게 여기고 성취하고 사랑하고 우정과 신뢰를 이루며 살아간 톰 크린의 이야기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