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 - 살면서 늙는 곳, 요리아이 노인홈 이야기
가노코 히로후미 지음, 이정환 옮김 / 푸른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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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을 넘어 100세를 바라보며 인생을 생각해야 할 시기다.

어릴적에는 그저 건강하게 살다가 70-80세 정도 살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요즘의 70대 어른들의 모습은 너무나 활동적이고 다들 동안이다 ㅎㅎ

어느새 칠순을 넘기고 계신 어머니, 팔순을 앞에 두고 계신 아버지는 나이에 따른 소소한 질병을 몇가지 가지고 계실뿐 겉으로는 참 건강하신편이다.

걷는데 무리없고 소화도 괜찮고 활동상에 별 문제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예전같이 노인이다 라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는다.

뭐 집안 유전자 때문일까? 우리집 3남매도 다들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인다는 얘기를 꽤 듣는다.

작년 여름 어머니는 다리 한쪽에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을 하셨다.

다들 직장에 다니고 가게를 하며 생계를 살아가고 있기에 옆에서 간병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다행인것이 요즘은 병원에서 간병인을 쉽게 구할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에 돈만 있으면 곁에서 간병할 사람을 둘 수 있다.

만약 따로 간병인이란 제도가 없었다면 억지로 가게를 닫거나 직장에 휴가를 내고 병원에 있어야 했을 것이다.

고령화를 향해 가고 홀로 살아가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의 어르신들 세대까지는 몰라도 내가 나이들어서 아프거나 할 경우를 생각해 봐야한다.

가족이 있어도 가족에 의탁하지 않고 요양원 같은 곳에 가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다.

특히나 가정을 이루지 않은 솔로라면 미래의 자신의 삶에 대해 불안할수 있다.

요양원 같은 경우 비용도 상당하니 삶에 여유가 없다면 그것도 걱정일 것이다.

너무나 보호소 같은 형태의 요양원들이 대부분이라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요리아이 노인홈' 이야기는 부럽기도 하고 앞으로 노인들을 위한 시설들이 관심을 가지면 좋을것 같다.

주변에 홀로 살아가는 이들이 참 많다.

농담처럼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원룸 형태의 빌라를 지어서 다 같이 살면서 함께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밥먹고 여가를 나누고 아플때 곁을 지켜주고 챙겨주고 말동무 하고 텃밭 가꾸고 등등

또다른 형태의 가족이 되는 것이다.

원칙은 밥먹는 시간은 꼭 전체가 다 모이는것... 안 나오면 어딘가 이상이 있는 것이니 방으로 찾아가 확인할수 있다.

개인적인 생활은 터치하지 말것.

아프면 서로 돌봐주기 등등

공동체 안에 각자 능력들이 다르기에 맡는 역할들이 다양할테니 각자의 역량대로 요리하고 옷만들고 텃밭꾸미고 뚝딱뚝딱 수리하고 등등.

생각만해도 참 괜찮은 모습이다.

요리아이 노인홈이 어떤 목적을 정하고 만들어져 노인들을 받은 것이 아닌 단순한 계기로 시작해서 그 필요을 원하는 노인들이 늘어가면서 현재의 모습이 되고 정비되어져 좋은 형태로 완성된것이기에 더 인간적이고 사랑과 이해가 있는 모습을 갖게 된 것이다.

그 모습이 너무 괜찮기에 앞으로는 아예 이런 관점으로 방향을 잡는 시설들이 생겨나면 좋겠다.

그냥 수용소가 아닌 배려와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는 가족공동체가 될 수 있는 곳.

치매에 걸려도 몸이 불편해도 조금은 억지를 쓰고 잘 듣지 못해 반복해야 하고 등등 분명 곁에서 도와야할 이들이 힘들수 있지만 그 밑바탕에 사랑이 먼저라면 충분히 감당할수 있다는걸 보게 된다.

치매에 걸려도 '사람다운 생활'을 하고 싶다... 그래, 살아가는 동안 추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 조차도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생활... 따뜻한 노인들의 삶을 만날수 있어 좋았다.

나와 지인들이 생각하던 미래의 모습에 '요리아이 노인홈'의 이야기들이 좀더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도록 해 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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