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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6편의 단편중 5번째 내용의 제목이 평범이다.
6개 중에 하나의 제목을 제목으로 정한걸까?
보통 그렇게들 많이 하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저 세상에 있을법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라 생각해서 '평범'이란 제목을 붙였을수도 있겠다.
그러나 단편들의 내용은 평범하지 않다.
세상에는 이런 저런 사람들이 많으니까 있을만한 일들인건 맞지만 평범은 아니다.
다만... 평범하지 않은 어느 날들을 지나 누구나와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있는 것이다.
늘~ 평범하지 않을 수는 없다.
특별한 일상... 그런건 영화에서 볼수는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불륜의 연인을 바라보고 느닷없는 이혼을 직면하고 유명해진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옛 일을 회상하고 ...
사람들은 특별한 일상을 미래를 꿈꾸고 행운이 자신에게 찾아오기를 바라고... 늘 같은 날들이 이어지면 지루하고 나른해진 삶이 너무 심심해서 왠지 남의 삶에 솔깃해진 귀와 눈이 내 얘기가 아닌 엉뚱한 남 얘기들로 채워지게 되는게 아닐까?
그래서 뒷담화도 많고 아니땐 굴뚝에 연기도 피우고 유명인들은 뜬금없는 스캔들에 거짓말도 하고 진실이 왜곡되기도 한다.
그러나 특별한 하루하루는 삶에서 약간의 활력은 되겠지만 일상의 소소함이 모여 행복이 된다는 걸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며 알게 된다.
풀숲의 무수한 세잎 클로버들 사이에서 열심히 네잎 클로버를 찾는 것처럼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것에 대한 열망이 있다.
그러나 그 네잎의 행운의 클로버는 무수한 세잎 클로버들 속의 하나일 뿐이다.
무수의 무리가 없다면 결코 특별할수 없는 하나.
난 내 삶의 매일 매일을 긍정하면서 살고자 한다.
오늘 불평하고 후회하면서 지나가면 내 삶에 만족한 날들이 없이 온통 불평이고 후회뿐일테니까.
지금 이 순간에 즐겁고 기뻐하고 행복해하자.
스트레스도 안 생길수는 없지만 오래 갖고 있지 말고 툭툭 털어내는 것... 왜냐면 내가 제일 소중하니까, 내가 편해야 내 삶이 편한거니까.
특별한 하루, 한때를 기대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웃고 즐거워하다보면 그 특별한 날이 어느새 찾아올지 모른다.
어쩌면 뒤 돌아봤을때 내가 생각한 평범한 하루가 특별한 하루였음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꿈속에서 현재의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가 되어 너무나 기분이 좋아진 여인이 꿈에서 깨어나 그 꿈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왠지 계속 기분이 좋아진 이유를 모르다가 어느순간 그 꿈이 떠올랐다는 내용이 있다.
현재의 남편에게 불만이 있지도 않고 헤어질 생각도 없는데... 그녀의 꿈은 현재의 삶과 다르지만 그 감정은 어떤 연결성이 있을까?
6편의 내용들은 특별히 시작 부분에 설명이 없다.
그저 어느날의 일상을 시작하고 몇일의 일정이 지나다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아니... 글이 마무리 되어 이후의 일상을 알수 없을 뿐이지 그 삶들은 지금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것이 단순한 일상이든 또 다른 특별한 일들을 겪고 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몇일의 일기를 접하듯이 단편들은 그렇게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일본 작가의 작품이기에 이 책속 인물들의 삶은 일본의 사고와 문화를 담고 있다.
그래서 그 정서가 제대로 다가오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읽고 영화로 보아왔던 일본적인 사고들 중 그래도 무난했다.
일본 작품들의 경우 정서적으로 잘 안맞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렇게 단편으로 짧게 만나는 삶이 일본의 일상과 사람들의 모습을 가볍게 만나기에 괜찮은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