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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쉬운 사찰밥상 - 집에서 만들어 스님처럼 먹다
홍승 지음 / 담앤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사찰밥상을 대할 기회는 드물다.
종교가 불교이거나 그저 산을 즐겨 찾는 분들이 산속의 절에 갔다가 절밥을 먹고 왔다는 이야기를 가끔 들을때가 있다.
그 음식이 바로 사찰밥상이 되겠지?
딱히 절에서 밥이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니 이 책에 소개된 음식들이 그것과 같은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일부 음식을 빼고는 미리 담궈놓는 장아찌들이 여럿있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있기에 절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4가지 주제로 나눠있다.
봄과 여름에 먹는 하안거 상차림, 가을과 겨울에 먹는 동안거 상차림, 손님상차림 10선 그리고 미리 담궈 놓았다가 꺼내놓기만 하면 좋을 반찬 장아찌들이다.
각기 10가지씩 소개하고 있으니 총 20식단과 손님상차림 10선, 장아찌 10가지 해서 40개.
스님들의 집중 수련기간인 여름,겨울 기간 동안 수련을 잘 할수 있도록 식단을 미리 짜 놓고 영양을 생각하며 재료와 조리법등 골고루 배려하면서 준비한다고 한다.
절에서 스님들이 식사하시는 예절과 밥.국.김치를 제외하고 3-4가지 찬으로 구성된 상차림에 대한 것, 바른 공양(절에서 밥을 먹는 일)법, 좋은 재료 고르는 법에 대한 것등 음식을 그냥 맛으로 식사로만 생각하지 않는 깊은 의미들을 전해준다.
절이다 보니 대다수 음식들이 정갈하다.
특별히 조리법이 어렵지 않은 것들이 대다수다.
양념도 단순하게 사용하고 맛간장과 채수(채소육수)를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요리에 즐겨 사용한다.
자주 사용하는 양념과 활용법, 소스로 쓰는 주양념의 황금비율도 알려준다.
단순하고 담백한 요리들도 있지만 이건??? 하는 반찬들도 은근 여럿있다.
한식 자격증 시험 항목에 나오는 은근 손이 가는 것들과 유사한 반찬들이 여럿 보인다.
그리고 그 보다도 손이 상당히 가는 반찬들까지...
음식들중에 상당한 비중을 갖는 재료는 표고다.
웬만한 음식에 표고는 단골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버섯을 좋아하고 특히 표고를 좋아해서 인지 그런 음식들이 더 눈에 들어오기도 했지만 ... 아마도 산에서 잘 구할수 있는 소재인 까닭도 있는것 같다.
참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이 만드는 구나 싶은 음식들을 보며 스님들은 요리도 나름 수행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당장 만들어 먹어볼까 하는 것들도 여럿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나 생각되는 것들도 몇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호박선, 풋고추김치, 표고버섯튀김조림, 연근두부소박이튀김, 유부주머니조림 등등
장아찌들은 미리 담궈놓고 필요에따라 하나씩 꺼내 먹을 수 있어 좋기에 가정에서도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번에 소개된 것들 중에는 좀 생소한 재료들이 보인다.
민들레, 마씨, 양하, 산초, 돼지감자.
재료들을 구해서 담궈봐야겠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평소 먹어보지 않은 재료이기에 새로운 재료에 대한 호기심도 생긴다.
사찰음식의 특징은 채소.
스님들이 고기를 먹지 않기에 밭에서 나는 고기라는 콩류를 이용한 재료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고 그 재료들로 고기 못지 않은 맛을 내는 요리들이 꽤 있는것을 아는데 그래서인지 고기 없이 영양을 생각한 조리때문에 조금은 손이 가고 복잡한 요리들이 있는것이 아닐까 싶다.
우선은 쉬운것, 단순한 조리부터 해서 손이가는 조리까지 사찰밥상의 담백한 상차림을 따라해 봐야겠다.
얼마전 사찰음식중 김치를 배워온 동생이 있는데 그 김치들도 같이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가장 궁금한건 아주 쉽지만 맛이 엄청 좋다고 자랑하던 연근김치.
간단한 1식3찬의 사찰밥상을 만들어 보다가 다양한 요리들도 찾아 해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10여년전 인사동 사찰음식점에서 연말모임을 하며 먹었던 요리들이 가끔 떠오르곤 한다.
함께 했던 젊은 직원들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릴적부터 아이들 입맛 보다는 어른들 입맛에 가까웠던 내게 딱 좋았던 요리들이라 내 손으로 만들어 보자 하고 생각만 하는데... 간단한 사찰밥상이 우선 시작이 될듯 싶다.